지난가을에 학의천을 걸어보고는 처음이다.
집에서 멀지는 않지만 걷기도 타기도 어중간해서 요즘의 몸으로
나가기가 쉽지 않아서 망설였는데 마침 아들과 그쪽으로 지나치게
되어서 자동차를 세워 놓고 내려가 보았다.
학의천은 청계천이나 양재천과 달리 아직 손을 덜 대서 흙길 그대로의
코스가 많아 내가 걷기에 딱 좋다.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서 걷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어디에도 봄이 오는 느낌이 아직은 없다.
걷는 사람들의 옷차림도 검은색이 많고 잔디는 메말라 있다.
그러나 얼음은 다 녹아서 오리들이 헤엄치고 있다.
저 징검다리를 건너면 내가 15년을 다녔던 수영장이 있다.
수영을 그만 둔지도 몇 해가 되었지만 그곳에서 즐겁게 수영했던 일들이
떠 오른다. 허리가 아파오면서 접영과 평영을 못하게 하니 수영하는 게 재미가
없어지기도 했고 어쩌다가 보니 그 좋아하던 수영을 못 하게 되어 버렸다.
물에 아파트의 반영이 보인다. 저 둑위로는 봄이 되면 개나리가 지천으로 피어서
참 예쁜데 지금은 황량한 모습이다.
새가 큰 새가 두 마리 노닐기에 사진을 찍었더니 한 마리는 안 보인다.
어디로 갔을까?
억새와 갈대가 많이 심어져 있는 곳인데 베어 내 버린 것 같다.
요즘은 슈크렁이 대세라 바꿔 심으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여기도 오리가 보인다.
딱 여기까지만 걷기로 했다.
그리고는 되돌아 섰다. 교각의 노란 눈금은 수위를 재는 표시다.
장마때는 침수도 되니까.
학운교에서 시작하여 비산교까지 걷고 나니 3,750 보다.
동네서 걷는 것보다 훨씬 적게 걸었는데도 힘이 드는 것 같고 땀이 많이 흐른다.
아무래도 돌 길도 있고 계단도 있고 언덕지기도 해서 그런가 보다.
초입만 걸었을뿐이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다.
이렇게라도 콧구멍에 바람 쐬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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