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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장

이민 생활의 애환을 그린 "LA 이방인"

by 데레사^^ 2023. 2. 9.

책을 안 읽은 지 꽤 오래되었다. 그러다 보니 리뷰를 써 본 지가 언제인지
모르겠다. 이런 내 마음을 잘 안다는 듯이 보내온 한 권의 책 "LA이방인"
269 폐지에 걸친 10 꼭지의 단편들을 읽고 책을 덮으며 사람이 고국을
떠나 산다는 것이 결코 녹록하지 않음을 다시 한번 느꼈다.

작가 역시 이민 1세대로 40여 년간 창문 인테리어 사업을 하다가 2010년
은퇴 후 글쓰기를 시작해서 그가 겪고 본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쓴 작품들이다
보니 실화처럼 진솔함이 각 작품마다 묻어난다.
작가은 교포신문에서 노숙자 기사를 읽으며 노숙자에 관한 소설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었으며 미주 한국일보의 여성의 창 칼럼에서도 소설의 모티브를 찾아낸다.
그런 정성들이 모여 이 책이 탄생한 것이다.


책은 불랩발간으로 14,000원이다.


목차다. 10개의 단편 중 소녀 노숙자, 고백, 가족나무, LA이방인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하려고 한다.


이제는 눈이 나빠져서 책이 글씨가 좀 작게 느껴져서 읽으면서 내내 글씨가 좀 컸으면 하고
생각했는데 사진으로 보니 의외로 작게 느껴지지 않아서 웃는다. 이건 또 무슨 조화? ㅋㅋ


소녀 노숙자
오클랜드 사회 복지시설의 시간제 복지사가 만난 나이 어린 소녀 노숙자에 대한 이야기다.
이 복지시설은 노숙 청소년들을 잠만 재우는 곳이 아니라 새로운 삶을 살도록 도와주는 곳.
소녀 노숙자 에바, 한국어를 쪼끔 할 줄 아는 그 아이는 복지사에게 마음을 열면서 아빠의 폭행.
그리고 이웃의 신고, 경찰에게 끌려간 아빠, 그 후 아동호시설에 맡겨진 에바는 엄마에 대해서
물어보자 "우리 엄마는 아빠 말이라면 꼼짝 못 해요" 다.
그다음에 기막힌 복지사의 대답이 "한국 여자로 살려면 남자를 주인으로 모셔야 하잖니?" 다.
아직도 이런 사고방식, 아니 이렇게 살아내야 하는 가정이 있다니 기가 막힌다.
에바의 아버지는 구속되고 엄마는 변호사비 대느라 집까지 날려버리고 동생들과 함께
차속에서 생활하면서 일을 하고 있는 곳을 찾아간다.
엄마를 만나고 상담사들의 친절한 지도와 격려로 에바는 에세이를 써서 CBS 방송국으로
이메일을 보낸다.
"나는 부자가 되는 것도 원하지 않고 좋은 자동차를 타는 것도 원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엄마와
아빠, 동생들과 함께 살 수만 있다면 더는 바랄 게 없습니다. 제가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들어가 나처럼 가정파탄에 빠진 불우한 아이들을 돕는 공부를 하겠습니다. 기회를 주십시오.
꼭 약속을 지키겠습니다"

고백
여자에게서 데이트 신청을 받아 보기가 처음인 나, 아내를 암으로 잃고 5년이 된 나,
김여사가 기차를 타고 눈 속을 달려 다음날 돌아오자고 한다.
신장기능이 나빠 비아그라를 먹으면 안 된다는 의료진의 얘기에 실망하면서 김여사를 만나
하룻밤을 자게 되어 비아그라 없이는 안된다는 고백을 할까 고민을 하는 그에게 김여사가
던진 말 "손이나 잡고 자자고요"에 얼떨결에 김여사에게 오른손이 잡힌 채로 눈을 감는
마지막 대목에서 나는 언젠가 TV에서 본 마른 꽃이란 드라라마가 생각났다.
주인공은 김민자였다. 남자주인공은 기억에 없고.
그 두 사람도 제목이 의미하듯 연애하고 결혼까지 생각하다가 그만두는 게 비숫한 이유였거든.


가족나무
노인아파트에서 정부보조금으로 생활하는 아내와 나,
살던 집을 하나밖에 없는 아들의 사업자금으로 날려 버리고 정부보조금으로 사는데 그마저
절반은 아들에게 뺏기는 기막힌 이야기다.
결국 나는 암에 걸려서 수술과 항암치료를 하고 있는데 손자 다니엘이 생일선물로
무성한 도토리나무를 그려놓고, 맨 위에 할머니 할아버지 얼굴을 그려놓고
오른쪽 맨 위에는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그리고 그 밑에 엄마 아빠, 그 밑에 다니엘을 그려놓고
가족나무라고 했다.
나는 그 그림을 보면서 그림 속 조상은 나무꼭대기로 올라가다가 결국 하늘로 사라지고 마는
눈에 보이는 대로 상상하는 미국인 답다고 느낀다.

LA 이방인
막 서른이 넘은 이혼녀 이주, 결혼식장에서 부터 예식비 문제로 속을 썩인 남편은 딸아이가
다섯 살이 아빠노릇도 제대로 해주지 않으면서 이혼도 해주지 않아 결국 위자료를 지불하고
카드빚까지 떠안으면서 이혼을 하고 미국으로 왔다.
주방에서 설거지하는 일을 하다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해주는 주방장과 살림을 차렸다.
영주권을 받아 딸아이를 데리고 오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 주방장과 살림을 차렸지만
주방장도 알고 보니 불법 체류자, 주방장은 가짜 영주권으로 영주권자 행세를 하는 그런 사람이었다.
이주는 아시 전에 살던 차고 방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7년 이상 불법체류자로서 세금 납부실적이 있는 사람에게 영주권 신청 기회를 주는 구제법안이
있다는 주인아주머니의 말에 함께 살았던 주방장이 가짜 영주권을 만들 수 있다는 맑허 맞물려
혼란에 빠진다.

작가는 말한다. 작품을 재미있게 일어 주는 사람이 고맙다고.
그리고 고마운 독자들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리뷰를 쓰고 있는 나도 고마운 사람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다.



이 책을 재미동포들뿐만 아니라 미국이민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꼭 읽어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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