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며칠 몹씨 추웠다.
입춘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추웠지만 그래도 걷기운동은 빠지지 않았다.
낮에 걷기라도 안하면 종일을 누워만 있을거니까 억지로라도 일어나서
걸으러 나간다.
만나는 또래의 할머니들 "집에만 있다가 앉은뱅이 될까봐 나와요" 하면서
인사들을 한다.
물론 나도 그 비슷한 말로 인사를 하고는 서로 웃는다.
보통 한시간쯤 걷고 나서 운동기구들을 조금씩 한다.
요즘 어딜가나 동네공원이나 놀이터에는 운동기구들이 있으니까 우리 역시
한 30분 정도는 기구운동을 한다. 그리고는 친한 사람들 끼리 모여앉아
환담들을 주고 받는게 일상이다.
어제 오늘의 열띤 분개는 단연 베이징올림픽이다.
"이럴거면 왜 올림픽을 해, 지네가 그냥 메달 다 가지지"
"역시 뙤놈들이야"
"메달 못 따도 좋으니 코로나만 걸리지말고 오너라"
"소치대회때 김연아도 텃세에 밀려서 2등 했잖아"
"우리도 평창대회때 텃세했을까?"
그리고는 코로나 얘기
"안양도 매일 500명 이상씩 나오는데 우리 동네라고 없을까?"
"검사키트랑 상비약 좀 사 두자"
"이제 정부도 손 놓아 버리는것 같은데 우리는 누구를 믿고 살지"
"4차 맞으라고 하면 맞을까? 말까? 그래도 맞아야지"
아직도 우리동네 어린이 공원에는 눈이 남아있다.
그래서 눈이 있는 쪽으로는 얼씬도 안 한다.
할머니들이라고 정치얘기를 안 하는것도 아니다.
이런 저런 말 끝에 웃으면서 하는 말은 "1억받고 허경영 찍을까?" 로 끝 맺는다.
오죽하면 이렇게 결론을 내릴까?
민감한 얘기라서 주고 받은 말들을 여기에 나열하기는 싫고....
남녘에서는 매화소식도 들려오고 유채꽃 소식도 들려오는데 우리 동네는
아직은 겨울이다. 어제부터 좀 덜 추워지기는 했지만.
동네를 한바퀴 돌면서 만난 봄소식이다. 아파트 앞에 심어진 동백나무가 곧
꽃을 피울듯 몽우리가 보인다.
병원에 물리치료 다니던 것도 그만 두었다.
안과도 가야되는데 미적거리고 있다.
사람 많은곳 가는것이 내키지 않아서이다.
어제 확진자는 5만명에 가깝다고 하는데 K방역의 자랑질도 다 소용없게 생겼다.
그래도 다른 나라보다는 덜 발생했고 덜 죽었다고?
내일은 트레이더스클럽으로 식료품을 사러 가려고 한다.
상하지 않는것들은 되도록 많이 사둘려고 한다.
오미크론이 독감수준이라고, 치명률이 낮다고, 어쩌고 저쩌고 해도 솔직히 나는 걸리고 싶지 않거든.
봄이라도 어서 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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