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는 거의 매일 저녁먹고 산책을 나간다.
그렇지 않으면 밥 먹고 바로 침대에 누워버리니까.
며칠전까지는 부채를 들고 나갔었는데 이제 부채는 안녕이다.
날씨가 그만큼 선선해졌다.
비 그친 하늘이 붉게 보인다.
오늘 아침까지도 비가 내렸는데 낮에는 구름만 잔뜩 끼고 비는 오지 않아서
모처럼 파마도 하고 걷기운동도 했다.
파마는 두 달에 한번은 해야 귀신꼴을 면한다.
머리결도 약한데다 염색을 하니까 아무리 파마를 꼬불꼬불 라면처럼 해도
금방 풀려 버린다. 파마하고 한달만에 컽 하고 다시 한달만에 파마하고
이렇게 해야만 조금은 인물이 나거든.
모노레일이 있는 놀이터쪽에는 아이들이 많다.
어른들도 무릎 힘 기른다고 모노레일을 많이 타서 저 모노레일이 고장이 자주난다.
나처럼 도덕관념이 좋은 할매들은 아이들 놀이시설에 절대로 손을 안 대지만
그렇지 않은 어른들도 참 많다.
지금 뒤쪽에서 타고 있는 두 사람은 아이들이라 내가 기분이 좋아진다.
우리 아파트 단지안에는 어린이 공원과 함께 걷는길이 조성되어 있다.
그래서 딴 동네에서도 많이들 온다. 의자도 많고 운동 끝나면 손 씻는곳도
있고 옷에 먼지털어주는 기계도 있다.
어른들은 위한 운동기구도 있다. 나도 이 기구에서 한 시간쯤
운동을 한다. 아침에는 주로 걷기만 하고 저녁에는 여기 운동기구로
운동을 한다.
아침에는 주로 할매, 할배들이 많이 하는데 마스크 안 쓰는 사람들이
많아서 꺼림칙해서 저녁에 이 기구운동을 한다. 다행이 저녁에 나오는 사람들은
다 마스크를 착실히 쓰고 있다.
모두 부지런히 걷고 있다. 보시다시피 다 마스크를 썼다.
푹신푹신하게 걷기 좋게 만들어 놓은 이 길은 왕복이 900미터다.
요즘은 휴대폰의 앱이 걸음수를 잘 측정해 주니까 그냥 몇바퀴를 도는지는
생각 안 하고 걷는다. 오늘은 13,355 보를 걸었다.
아침에 걷고 낮에 파마하러 갔고 또 시장을 다녀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녁에는 기구운동만 하고 안 걷는다.
일부러 운동을 안해도 집에서 좀 부지런히 움직이면 좋은데 나는 그렇지 못하다.
운동을 할때는 부지런한데 집에만 들어가면 눕는다. 밥 할때, 밥 먹을때나
앉고 아무것도 안 할때는 그냥 눕는다. 완전 눕신이다.
누워서 뭐 하느냐고 물으신다면 유튜브로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듣는다고
답할것이다. 요즘 제일 많이 듣는 가수는 김호중, 그의 클래식도 듣고 가요도 듣는다.
그리고는 책 읽어주는것도 듣는다. 주로 박완서작가의 소설들.
집 가까이 걸을수 있는 길이 조성되어 있는것도 복이라고 생각한다.
내일 아침도 눈 뜨는대로 나갈거다. 엇둘 엇둘....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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