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15년을 살았다. 고등학교부터 시작해서 인생의 황금기인 20대를
보낸곳이다 보니 고향보다 더 추억이 많은곳이 부산이다.
바닷가인 광안리에서도 조금 살았고 해운대에서도 조금 살았다.
물론 바닷가가 아닌 동네에서 더 많이 살긴했지만 부산은 지대가 높은곳에
집이 많기 때문에 내가 살았던곳 어디에서도 바다는 보였다.
날씨가 좋으면 멀리로 일본의 대마도도 보였고.
이 사진은 싱가폴의 팔라완비치다. 몇년전에 갔을때의 사진이다.
요즘 부쩍 바다가 가고 싶은데 코로나도 조심스럽지만 더워서 움직일수가 없다.
나는 몸이 부실한것도 아닌데 땀을 너무 많이 흘린다.
겨울에는 내복도 안 입고 지낼정도로 추위에는 씩씩한데 여름이면 맥을 못 춘다.
딸 둘, 아들 하나, 시쳇말로 금메달이다. 그런데 둘째딸은 늘 외국으로만 돈다.
여기 싱가폴에서 4년 있었는데 지금은 태국 방콕에 있다.
둘째딸이 낳은 손자 둘은 미국에 있고.
이제 이 아이들은 언제 만날 수 있을려는지 아득하기만 하다.
내가 가든, 아이들이 오든 양쪽나라에서 28일을 자가격리를 해야하니 오 가는걸
꿈도 꿀수 없다.
며칠전 딸이 전화로 말하기를 "엄마가 무슨일이 생겨도 가볼수도 없을테니 아프지말고
잘 계시라" 고. 코로나시대의 현실이다.
부산에서 살았기에 개 헤엄을 잘쳤다.
그런데 실내수영장에서 수영을 배울때는 그게 방해가 되었다.
개폼을 사람폼으로 바꾸는데 시간이 꽤 걸리고 늘 함께 배우는 사람들에게
웃음거리를 제공했었다.
부산을 떠나온지도 반세기가 흘렀다.
서울로 온 후 부산을 가게되면 바다부터 찾았다. 그리고는 추억어린
동네를 가고, 그리운 맛집 18번완당이나 할매국수집을 갔다.
부산에 새로운 명소도 많이 생기고 새로운 맛집과 새로운 음식도 많이
있지만 나의 부산여행은 언제나 추억찾기였었다.
요즘 부쩍 부산의 바다가 가고싶다.
부산의 바다, 송도도 다대포도 해운대도 송정도 다 그립다.
그 중에서도 역시 해운대가 제일 그립다. 학창시절 여름방학이면 우리는 해운대에다
텐트를 치고 임해트레이닝이라는 거창한 명목을 걸고 헤엄도 치고 족구도 하고
새카맣게 타서 살이 벗겨지도록 놀았었다.
그 원시적이던 해운대가 지금은 많이 변해버렸지만 그 바다에 발이라도 담그고 싶다.
그리고 부산에 살고있는 친구들도 보고 싶다.
더워서 아무데도 못 가니 에어컨밑에 누워서 생각하는건 추억소환뿐이다.
옛날의 금송아지가 사람들에게는 비웃음거리밖에 안될텐데도 나 역시
한번씩은 옛날의 금송아지 얘기도 한다. ㅎㅎ
돌이켜보는 과거가 왜 이리 찬란하게만 생각되는지, 나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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