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날 병원에 가면 원인을 잘 모를때는 신경성입니다로 진단명을 내려주던
의사쌤들이 요즘은 연세탓도 있고....하면서 말끝을 흐리기를 자주 한다.
연세때문에 밤에 잠들기가 어렵고, 연세때문에 소화도 잘 안되고, 연세때문에
걸음걸이도 느려지고, 연세때문에 여기저기 아프고......
오늘은 삼성병원으로 허리 정기검진을 가는 날이었다.
의사쌤 만나기 전에 영상실로 가서 엑스레이부터 먼저 찍는다.
엑스레이 기사는 여성으로 참 상냥했다.
내가 옷 갈아입기 싫어서 아예 지퍼없는 바지에 단추나 반짝이같은게 안 달린 티셔츠를
입고 왔다고 하니까 잘 하셨어요. 하면서 하는 말이 "보청기는요?" 한다.
전에는 목걸이나 반지는 안 하셨어요? 하고 물었는데 연세때문에 보청기는요? 로 묻는다.
순간 당황스럽기도 하고 우습기도 해서 큰 소리로 " 나 아직 보청기 안 하는데요" 해버렸다.
이게 무슨 화 낼 일이라고, 화가 날려고 하는 내가 나도 싫다.
6개월에 한번씩 수술한 허리 점검을 받는다.
맨 밑의 척추에 기둥을 세워 넓혔기 때문에 그게 잘 있는가도 살피고
또 다른 예비군(?) 척추들의 상태도 보는거다.
종합병원의 이름있는 의사쌤들은 급할때는 예약하기가 힘드니까 이렇게
하면서 환자는 그 의사쌤과의 연결고리도 이어놓는다.
엑스레이를 쳐다 본 의사쌤 "다 잘있는데요. 아주 관리를 잘 하십니다" 한다.
그러나 나는 "요즘 누웠거나 앉아있다가 일어날때 힘이 들어요. 힘들게 일어나긴 하지만
걷는데는 지장 없어요" 하는 내 말에
"아무래도 연세도 있으시고 허리근육에 힘이 없어져서 그럴수도 있습니다" 가 의사쌤의 답이다.
그렇구나, 역시 연세때문이구나.
집으로 오면서 보니까 우리동네 문화센터가 회원모집 한다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우리 아파트 대문과 붙어 있는 이 문화센터는 안양시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이용료도 싸고
무엇보다 가까워서 좋은데 코로나 이후로 문을 닫았었다.
이곳에서 나는 중국어를 배우고 헬스를 했다.
그런데 반가워서 현수막앞으로 다가갔드니 모집종목이 몇가지 안된다.
요가와 프롯테라피, 컴퓨터, 스마트폰 뿐이다. 그리고 백신접종자에 한한다는 모집요강도 있다.
내가 할 수 있는게 없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은 안 배워도 되고 요가와 프롯테라피는 내게 안 맞는다.
헬스장은 기구를 여러사람이 만져야 되니까 아직 안 여는 모양이지만 일부라도 열었으니
다음 분기에는 열지않을까 싶은 희망이 보이기는 한다. 어학공부나 노래교실도 입을 열어야
이번에는 개강을 안 하는 모양이고.
이곳에서는 연세때문에 접수를 안 받는다는 소리는 안 하는 곳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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