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다. 이웃과 점심 한끼 먹은 일이.
밥 한끼 먹는게 뭐 그리 대수라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코로나란 괴물이
어울려서 밥 먹고 수다떠는걸 제일 좋아하니까 그걸 피하느라고 모든걸 외면하면서
살아 온 세월이 이렇게 흘러 버렸다.
노인이 된 덕으로 백신을 먼저 맞았다. 2차를 맞은지도 2주가 지났으니 이웃들이
우리 밥 먹으러 가자로 의견이 모아져서 네 사람이 함께 했다.
질병청 권고를 부지런히 지키는 우리는 인원수도 권고대로 네 사람만이다.
백운호수 부근에 아파트 단지가 새롭게 들어서면서 음식점들이 하나 둘씩 생겨났다.
그중의 한 곳, 어반이라는 곳이다. 생선구이 전문집.
생선구이 2인분과 고등어조림을 시켰다.
비교적 음식이 깔끔하고 조미료를 안 쓴듯, 조미료맛이 없다. 그래서 좋은지
사람들이 아주 많아서 번호표 뽑아서 대기를 한다.
음식점의 건물이다. 생선구이집이라기 보다 카페같이 보인다.
깨끗하고 적당한 거리두기도 되어 있다.
숭늉과 국을 더 가져다 먹을 수 있도록 배려되어 있다.
반찬 셀프, 사진을 다 못 찍었는데 잡채도 있고 총각김치도 있고 깻잎김치도 있다.
오픈된 주방, 마스크 쓰고 일하는 모습이 보인다.
바깥에 마련된 차 한잔 하면서 수다 떠는곳, 우리도 여기서 커피를 마셨다.
검은색 포장은 생선남은것이다. 가져가라고 포장해 주어서...
밥만 먹고 헤어지기는 섭섭해서 우리는 청계사 입구 맑은숲길로 걸으러 갔다.
오늘밥값은 운전해서 간 인숙씨가 기어히 낸다고 우겨서 가격을 잘 모르지만 고등어구이가 11,000원
갈치구이가 16,000원, 고등어조림은 생각이 안 난다. 그냥 적당한 가격대인것 같다.
5월의 산은 푸르다. 할매 넷은 쉴새없이 떠들며 산 길을 오르고.
누군가 흐르는 계곡을 돌로 막아 풀장처럼 만들어 놓았다.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사람들이
아이들 물놀이 시킬려고 만들어 놓은듯.
우리도 물 가에 앉았다.
발을 담그지는 않았지만 손은 담궈보기도 하고 5월의 산 속으로 들어오니 마치 소풍온것
같다고들 한다.
점심 같이 먹고 산 길 좀 걷고, 그리고 물가에 앉아서 수다떨고...... 아무렇지도 않은것 같지만
이런 일상을 오랜만에 가져보니 이제야 사람 사는것 같다.
마스크까지 벗어 버리지는 못하지만 백신을 맞았으니 우리끼리라도 한번씩 나오자고 입을 모은다.
그래, 그러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