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하늘 가만히 우러러 보며
유관순 누나를 생각 합니다.
옥 속에 갇혀서도 만세 부르다
푸른 하늘 그리며 숨이졌데요.
어제는 3,1 절, 종일 비가 내렸다. 3월은 절기상으로는 봄으로 들어가는데
비가 내리고, 강원도쪽에서는 많은 눈이 내려서 도로 겨울로 가는듯했다.
비 내리는 날, 나는 정말로 할 일이 없다.
부엌을 코로나로 실업자가 된 아들에게 뺏겨 버리고 나니 더 더욱 할 일이 없다.
날씨가 좋았으면 학의천으로 봄 마중이라도 나가볼려고 했는데 비는 종일토록
구질구질하게 내렸다.
오랜만에 산 책, 박완서 작가의 티베트 여행기 모독을 읽다가 유튜브로 트롯맨들의
노래를 듣다가, 그도 지치면 문간방에 있는 아들을 불러보기도 하면서 뜻 깊은
3,1절을 뜻 없이 보내 버렸다.
오늘의 하늘이다.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베란다에 섰을때는 모락산이 하얀 눈으로
덮혀 있드니 그새 눈은 다 녹아 버렸다. 오늘은 날씨가 좋다.
실내에 널어두었던 빨래를 바깥으로 내 놓고, 산으로 내 뺀 아들 방 공기 한번
바꿔주고, 허리와 무릎이 수상한데 정형외과로 가볼까, 한의원으로 가볼까
머리를 굴리고 있다.
4년전에 척추협착으로 수술을 했다.
그때 집도의 말이, 맨 아랫쪽 척추뼈를 넓히는 수술을 해서 당장은 괜찮겠지만 다른
척추뼈들이 다 예비군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절대로 살 찌지 말고 조심조심 사용하라고
했다. 6개월에 한번씩 빠지지않고 집도의 면담도 하고 관리를 하는데 요즘들어
그 예비군들이 약간의 말썽을 부리는것 같다.
어쩌겠는가? 침도 맞고 물리치료도 하면서 살살 달래는수밖에.
지난달에 수술한 병원에서 검사도 했으니 크게 나쁜건 아닐테고, 이제 무릎이 또
수상해 지기 시작한다.
아무래도 질병을 담는 그릇의 대열로 들어가나 보다.
20년전, 처음 퇴직했을때는 수리산을 아침마다 올랐었다.
그러다가 10년쯤 지나서는 앞에 보이는 저 모락산을 올랐고, 이제는 평지길도
만보를 채울려면 걷다 쉬고, 쉬다 걷고, 어느날은 걷는것 보다 쉬는게 더 많다.
우리집 앞이 평촌 벚꽃길이다.
가장 햇볕을 많이 보는 나무에는 곧 꽃이 필듯이 꽃망울이 맺혀있다.
앞으로 보름만 지나면 하나 둘씩 꽃이 피기 시작할거다.
꽃이 피면, 연분홍 치마를 봄 바람에 휘날릴 일까지야 없겠지만 그래도 무슨
좋은일이 있을것만 같다.
맑고 높은 3월의 하늘 아래, 벚꽃 핀 길을 얼른 걸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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