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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장

눈 내리는 밤에

by 데레사^^ 2021. 1. 7.

눈이 내린다.  이번 겨울더러  눈 다운 눈은  처음이다.

밤 9시쯤  TV를  보고 있는 내게  아들이  눈이 온다고 알려준다.

우선  베란다로 나가서  보니  앞쪽  도로변은  자동차들이  엉금엉금

기어가고  있고 뒷쪽  아파트 마당은  경비아저씨들이  길을  티우느라

빗자루로  눈을 쓸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춥기도 하고  밤인데다  눈도 내리고  있는데  사진찍으러  나가기가

좀  망설여졌지만  현관앞에서라도  몇장 찍어오자  하고  바깥으로 나갔다.

 

 

 

눈이  제법  많이 쌓였는데  아직도  내리고  있다.

마음은  아파트 주변이라도  한바퀴 돌고 싶은데  우산도  안 갖고 나왔고

혹  넘어질까봐  현관부근에  몇장  찰칵한다.

 

 

 

눈 오는날은  아이들과  강아지가  좋아하는 날이라는데

나는  아이도 아니고  강아지도  아니지만  눈 내리는 날이 좋다.

 

 

 

이 밤에도 누가  눈을  밟고 지나갔는지  발자국이  있다.

 

 

 

자동차에도  눈이 쌓이고,   그리고  눈발이 점점 굵어진다.

 

 

 

 

 

 

 

 

 

잠시동안인데  옷이  젖는다.  머리에도  옷에도  신발에도  눈이 쌓이고

핸드폰이  젖어서  사진이  잘  안 찍어진다.

들어가야지.   무슨  낭만소녀라고  이 밤에  눈을  맞아가며  사진을  찍는지

내가 생각해도  좀  우습긴  하다.

 

 

 

그새  누가  눈사람을  만들려고  했었나 보다.

다 만든걸까,  만들다  말은걸까?

 

 

 

아무래도  더는 안될것 같아서  집으로 들어 온다.

 

 

 

젖은 옷을  널려고  앞 베란다로 나갔드니  도로위의  자동차들이  기듯이

달리고  있다.  불이 켜진곳은  농수산물  시장이다.   집에서  이 길만  건너면

농수산시장인데  게을러서  자주  안 간다.

 

 

 

아파트 마당쪽을  내려다 보니  사람은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눈은 계속  내리고.

 

 

내일은  한파주의보 까지 내렸으니  이제  저 눈들이  얼어붙으면  유일한  낙인

걷기 운동도  못할거다.

그런데도  눈이 내리는 순간에는 왜 이리 좋은지 모르겠다.

 

침대에 누워서 부지런히 유튜브에서 아다모의  눈이 내리네를  찾는다.

눈 내리는 밤에는 역시  아다모의  음성으로  눈이 내리네를 들어야 맛이 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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