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길을 따라가며 걷는걸 좋아했다.
그 철길가로 코스모스가 한들거리는 가을에는 더욱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철길의 레일위를 신발을 벗어들고 걷기도 했었다.
그러다가 멀리서 기차가 오는 소리가 들리면 얼른 내려오고.
그때의 그 낭만적이고 서정적이던 단발머리의 나를 생각하면서
경춘선 숲길을 시작지점에서 부터 끝까지 걸어 보았다.
화랑대역이 폐역이 되면서 철길을 따라 걷기좋은 숲길을 만들어 놓았다.
아직도 글씨도 선명하게 남아있는 이정표, 갑자기 기차가 타고 싶어지네.
이 숲길은 총 6킬로미터다.
월계역에서 시작 해서 공릉 도깨비 시장을 지나고 구 화랑대역을 거쳐
태릉선수촌을 지나 담터마을까지다.
철길가에는 꽃도 심어져 있고 이름모르는 풀들도 예쁘게 자라있고
기차도 서 있고 아주 좋다.
풍차도 있다.
좀 넓은곳에는 제법 울창한 숲도 있다.
다리쉼을 하는 의자들, 물론 나도 여기서 좀 쉬었다.
시들고 있는 나무수국꽃, 아까워라.
숲길이 이어지다가 다시 철길이 나타나고.
쉬다 걷다 하느라 거의 두 시간 가까이 걸렸다.
이런 길을 연인과 손 잡고 걸어야 되는데 우리 아들은 엄마 손을 잡고 걷다니....
돌아오면서 배가 고픈데도 식당엘 들어가는게 무서워서 고봉민김밥을 사들고
집에 와서 먹었다.
코로나는 이런날 외식하는 기쁨까지도 앗아 가 버렸으니 원망스럽기만 하다.
정말 언제쯤에나 마스크 벗고 마음내키는대로 먹고 싶은 맛집도 들리고
가고싶은곳도 가고 할려는지, 그래도 참고 기다리면 그런날이 꼭 올거라고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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