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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장

무료한 나날들

by 데레사^^ 2020. 4. 6.



자가격리,   두 달이 지나고  석 달 째에  접어든다.

강제격리가  아닌,  스스로의  격리지만   요즘의  일상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자가격리란   단어가  가장  어울린다.

 

아침에  일어나서  빨래 해 놓고  앞 뒤  베란다에서  꽃이  핀  거리를

한번  내려다  보고는  멍하니   누웠다  앉았다를  반복한다.

TV 도  재미없고  그렇다고   책 읽기를  하는것도   아니다.

평생을  손에서  책을  놓을수  없을  정도로  많이  읽었는데  이  넘쳐나는

시간에  책 한권도  안  읽다니,   내가  생각해도  참  한심하다.

 



 어느새  라일락 까지  피었다.

 

하루에   한 시간,   길면  두 시간  정도   동네 한바퀴  도는게  유일한

나의  외출이다.      오라는 곳도  없지만  가고싶은 곳도  없다.

 



 



많은  꽃들 사이로  연두의  이파리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연두색의  산,  연두색의  들판을  좋아한다.

이제  곧   우리강산이  연두빛으로  변할텐데    자가격리의

세월은  언제나  끝이  나서   아름다운  내 강산을   마음대로

돌아볼수  있을려는지  모르겠다.

 



미국의  두  손자들에게   그  어미인  딸이  마스크를 100장을

보냈다고 한다.   중국사이트에서   우리나라 마스크 KF94를

우리돈  2,000원에  팔길래  속는셈치고  100장을   사서   미국으로

부쳐달라고  했다는데   사기당한것이나  아닌지  모르겠다고  한다.

태국에서는  마스크  해외반출이 금지이고,  미국의  두  아이들은  마스크가 없으니

인터넷 서핑을  하다  발견하고는  샀다는데  부디  잘 도착했으면...

 



종일  재난문자도  오지만   이 사람  저 사람 에게서

엉토당토 않는  동영상도  많이  온다.   시끄러운  세월에

이것도  공해다.    인위적으로  만든것  같은  고약한   동영상을

보내면서  또  퍼날라달라는  주문까지  한다.

물론  도움이 되는것도  있다.   심심한  시간에  보기  딱  좋은  그런  동영상들도

많고.


누군가가  우리집  대문에  오렌지 7개를  넣은  검은비닐봉지를 메달아 놓고 갔다.

우리집 동,호수를  기억하고  이런걸  두고 갈만한 사람이라야  몇명되지도 않는데

누굴까?   짐작가는 사람들에게  카톡으로  물어봐도  모두  자기는  아니라고 한다.

찜찜해서 먹을수도 없고  버리기도  아깝고... 어느새 3일이  지났는데도

연락이  없다.

짐작으로  만원어치를 산것 같은데  다른집에 가져다줄걸  잘못 가져다 준건지

아니면  독약이라도?

뒤숭숭한  세월에 걱정거리를  하나  더 만들어준 사람이  과연  누구일까?




내일은  경찰병원엘  가야하는데  그 일도  한 걱정이다.

동네에서는  잘 안 쓰는  KF94  마스크도  꺼내놓고   얼굴을

가릴수  있는  썬캡도  꺼내놨다.   되도록  노출을  적게하고

다녀  와야지.

 



황매화도  피었다.

 

경찰병원에서  3개월에 한번씩  혈압약을  타  온다.

6개월 마다  혈액검사를  하고   약을  조절해서  주는데

내일이  혈액검사를  가는  날이다.    혈액을  뽑고  오면 되는데도

병원가는것도  겁난다.

 



 



집에서도  이렇게  흐드러지게  피는  벚꽃을  구경할 수가  있으니

이것도  복이라고  스스로를  달래 본다.

 

코로나 이후  유행어처럼  퍼지기 시작한 단어,  기저질환  고혈압을

앓기 시작한지  20년이  넘었다.   하루에 한번씩   약  먹고

6개월마다  혈액검사하고,   필요할때  마다   다른  검사도  하면서

혈압이 높다는걸  잊고  살았는데   요즘들어서  내가  고혈압 환자라는

사실을   매일  떠 올린다.     기저질환이 있는  노인들은  코로나에 걸리면

죽는다는   뉴스에  겁을  먹는다.

이러다가  우울증에  걸리는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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