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 없으면 일요일 오후는 햇볕을 받으며 한시간 가량 걷는다.
내가 가는 헬스장은 주민센터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주말에는 문을 닫는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별일 없으면 빠지지 않고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토요일은 이웃들과 어울려 찜질방에서 가서 하루종일
노닥노닥거리고 일요일 오후는 동네길을 걷는게 겨울철의 나의
일과다.
미세먼지 때문인지 추위때문인지 요즘은 걷는 사람이 별로 없다.
내 걸음으로 왕복하면 1,500보가 되는 우리동네 이 산책로는
밤낮없이 사람이 붐비는 곳인데 요즘은 이렇게 한산하다.
대부분 강아지 산책시키러 나오는 사람뿐, 운동으로 걷는 사람들은
잘 보이질 않는다.
벚나무가 양쪽으로 심어진 이 길은 봄부터 가을까지는
아주 아름답다. 꽃도 피고 새도 울고 사람도 많고…….
나무에 붙어 있는 유명시인의 시마져도 을씨년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계절에 맞지 않으니 나무마다 붙어 있는 시들을
읽어봐도 제철같은 감흥은 없다.
벤치도 비어 있고 어린이놀이터 쪽에도 아이들이 없다.
아무리 춥지않은 날씨라 해도 겨울은 역시 겨울이다.
사람을 움츠러들게 하고 바깥나들이를 싫어하게 만든다.
그래도 나를 비롯, 몇몇 할매들은 부지런히 걷는다.
살아가는 동안 조금이라도 덜 아프기 위하여. ㅋㅋ
봄부터 가을까지는 헬스장을 다니면서도 아침 저녁으로 나와서
수다도 떨고 걷기도 하는데 겨울철에는 일요일에만 걷는다.
새벽이나 밤에 나오기에는 혈압도 걱정되고...
어서 봄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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