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도에서 집으로 돌아 오는길, 해물칼국수로 배가 터지게
점심을 먹은게 아무래도 마음에 걸린다.
나는 혈압이 있고 함께 간 친구는 당뇨가 있다. 서로 다른 병을
갖고 있지만 살찌거나 과식하면 좋을것 없으니까 어디든 들려서
좀 걷고 가자고 하고서는 송도국제도시로 빠졌다.
포스코건물의 위용이 당당하게 보이는 센트럴파크에
주차를 하고 딱 한시간만 걷기로 했다.
이런 건물들을 볼때 마다 나는 우리나라 건축기술이 자랑스럽다.
참 잘 지었다라고 밖에 표현 못하는것이 아쉬울 정도로.
인천 송도는 국제도시답게 건물들이 우뚝우뚝 솟아있고
도로도 넓다. 아는곳이라고는 이 공원밖에 없기도 하고
걷기에는 공원이 좋을것 같아서 들어왔는데 역시 걷기에는 딱이다.
그네에도 앉아 본다.
몸은 늙어가도 마음은 언제나 청춘, 장미꽃밭이다.
몸 따라 마음도 늙어버리는게 좋을까? 아니면 마음만이라도 늙지 않는게 좋을까?
하면서 깔깔거리고 그네를 타네.
강가로 내려섰다. 강물인지 바닷물인지, 인공인지, 자연인지
궁금해 하다가 그냥 물 따라 걸었다.
겨울이 아니면 저 배들이 물 위에 떠 있을텐데, 때가 겨울이라
뱃놀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거의 한 시간을 걸었다. 불렀던 배도 꺼지고 등에는 약간의 땀도 베고
그냥 돌아왔으면 좋았을것을 전망을 즐길려고 2층 찻집에 올라간게
탈이었다. 고구마라떼를 시켜서 한 잔씩 마셔버렸다. 그 달달한 고구마라떼를.
함께 간 친구도 나도 작은 돈 쓰는데는 주저없는 사람들이라 먹고 싶다거나
사고싶다거나 하는 생각이 들면 바로 실행해 버리는 성격이다.
그렇지 않은 성격이라 한들 찻집에 가서 전망만 즐기고 차도 안 마시고
나올 뱃장을 가진 할매가 몇이나 될까?
아무튼 샌트럴파크에서 한 시간 걸은것은 손익면으로 따지면 도로아미타불이다.
그러나 즐거웠던 하루, 이렇게 나의 세월은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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