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우리아파트에는 단풍이 남아 있다.
간 밤의 세찬 바람으로 많이 떨어져 버렸겠지만 어제 오후만해도
볼만했다.
그래서 올 해의 마지막이거니 하면서 사진 몇컷을 찍고 단풍나무
아래를 거닐며 이웃들과 수다도 떨었다.
나무들은 떨어져 버리기전에 이렇게 아름다운데
사람들은 왜 추해지기만 할까?
흐르지 않던 눈물도 흐르고, 음식앞에서 콧물도 흐르고 기침도 나고, 왜 또
흘리기는 잘 하는지, 밥 먹을 때 마다 조심스럽다.
올 해는 어쩌다가 설악산의 단풍을 구경하긴 했지만 제대로 된
단풍놀이도 못갔다. 움직이는게 귀찮기도 하고 운전을 하는게
마음에 내키지도 않고 해서다.
친구들이 하나씩 둘씩 운전면허증을 반납을 한다.
지자체에 따라서 약간은 틀리지만 10만원 정도의 돈이나 상품권을
준다고 한다. 노인들의 운전이 위험하니까 되도록 운전을 말아줍시사
하는 의미다.
아직 자동차를 갖고 있으니 반납할수도 없지만 자동차의 수명이
다 하는날 나도 반납할려고 한다.
오늘 친구 영순이가 밥을 사겠다고 양평 힐하우스를 가자고
한 날인데 날씨가 춥다. 그래도 가야지.
나보다 두 살이나 위인 영순이는 아직까지도 운전이 재미있다고 한다.
남편을 월남전으로 잃고 평생을 혼자 살아 온 영순이는 겁이 많다.
그런 영순이를 내가 강남면허시험장에서 근무할때 억지로 운전면허를
따게 했드니 누구보다도 운전을 재미있어 하고 오래도록 하고 있다.
그러면서 ” 네 덕에 내가 재미있게 살고 있다” 고 하면서 1년에 한,두번씩은
꼭 멀리로 드라이브겸 나가서 밥을 사준다. 친구 몇몇도 함께 초대를 해서.
의리의 할매다. ㅎㅎ
소풍간다고 잠이 안오는건 아니고 어제는 초저녁부터
잠을 잤다. 다른날 보다 많이 잔 셈이다. 그래서 새벽녘에
이렇게 컴 앞에서 놀고 있다.
할매들 넷이 점심 먹으러 가서 또 어떤 재미있는 사건(?)을 연출할려는지는
모르지만 이제는 친구들의 엉뚱한 실수도 귀엽게만 보인다.
물론 나의실수도 친구들에게 귀엽게 보이겠지... ㅎㅎ
힐하우스가 있는 한강변에도 아직 가을이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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