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오르내리는 영화배우 윤정희씨의
소식은 나를 우울하게 한다. 그 예쁜 사람이 알츠하이머로
이미 10여년째 투병중이라니 정말 마음이 아프다.
젊은날 좋아했던 배우중 한 사람이라 파리에서 잘 살고 있을거라
생각했었는데 난데없이 알츠하이머라는 소식에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
계절의 가을이 저만치 가고 있듯 인생의 가을도 이미 저물어 버린
그 분의 쾌유를 빌어본다. 낫지 않는 병이라는걸 알면서도 쾌유를
빌어보고 싶다.
우리 아파트 마당에는 아직 장미꽃도 몇송이 피어있다.
소국이랑 구절초도 조금씩은 남아 있다.
그리고 단풍도 아직은 남아있고
그러나 한 바퀴 돌아보면 낙엽도 많이 떨어져 있다.
떨어진 나뭇잎을 밟으며 시몬 너는 좋으냐?를 읊조려 보던
시절도 이제는 지나가고 떨어진 낙엽을 보면 곧 닥쳐 올
내 앞날만 같아서 마음이 편칠 않다.
지금 바깥에는 비가 내리고 있다.
벌써 김장을 했다는 집도 있다.
나무도 사람도 겨우살이 준비를 끝내가고 있는 이 아침에
나는 윤정희씨를 위해서 기도를 해 본다.
낫지 않는 병인줄, 점점 심해가는 병인줄 뻔히 알면서도
그래도 덜 추하지 않게, 덜 힘들지 않게 해달라고 두 손을
모아본다.
저만치 달아나는 가을을 붙들고 싶다. 계절의 가을도, 인생의 가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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