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우리동네에도 목련꽃이 피기 시작했다.
절기상으로는 3월 1일 부터 봄이라지만 아무래도 꽃이 피어야만
봄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목련꽃 구경을 하다 문득 주말농장을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향의 부모님께서는 농사를 지으셨다.
농촌에서 자랐으면서도 나는 어렸기 때문에 밭 일도 논 일도 해본적이 없다.
그저 부모님 따라다니며 새참이나 얻어먹고 구경만 했다.
퇴직 후 고향으로 돌아가서 텃밭을 가꾸며 사는 친구네를 가보면
부럽기도 하지만 귀촌같은건 엄두도 못 내고 한번씩 구경만 하고는
돌아 오곤 했다.
주말농장을 두어번 해보기는 했지만 작물보다 풀이 더 많은것이
나의 텃밭이었다. 그래도 재미나게 채소들을 뜯어 먹긴 했다.
의왕의 백운호수 가는 길 옆이라 집에서 걸어서도 갈 수 있는 거리다.
딸 이름으로 계약을 했다. 어차피 딸과 내가 같이 해야 하니까.
다섯평에 150,000 원, 퇴비를 두번 해 준다는 조건이다.
다섯평씩 구획을 잘 지어 놓았다.
상추도 심고 쑥갓도 심고 아욱도 심고….. 이것 저것 심어 볼 생각이다.
텃밭 계약을 하고 마침 부근에 있는 누룽지 백숙집으로 갔다.
닭고기와 누룽지죽이 따로 그릇에 담겨져 나온다.
40,000원. 손녀까지 셋이서 먹었으니 비싼건 아니다.
낄끔하고 김치도 맛있어서 밭에 올 때 마다 자주 들릴것 같은 예감.
부지런하지도 않고 농사경험도 없는 나와 딸, 그래도 정성껏
가꾸면 소출이 있겠지. 사먹는것 보다 비쌀까 쌀까는 생각하지 말고
내 손으로 농약 덜 사용하고 농사지었다는 것에만 의미를 두기로
한다.
내일 부터 씨앗을 뿌려 볼려고 한다. 밭 주인이 지도해 준다고 했으니
잘 배워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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