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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장

이생진시인의 시를 읽으면 눈물이 난다

by 데레사^^ 2019. 3. 11.



1929년생이니  만으로  아흔인   이생진  시인의  시집을  블로그 이웃이

보내 주었다.   나이 들어감에 따르는  회한,  슬픔,  그리고  살아내야 할

세월에  대한  바램같은게  읽는 내내  서러움으로  다가온다.

 



서산에서  태어 난  시인은  어려서 부터  바다와  섬을  좋아했다.

해마다 몇 차례씩  섬으로  여행을  다니며   우리나라  섬의  정경과

섬사람들의  애환을  시에 담아내어  “섬 시인”   “바다 시인” 으로 불린다.

 

이  시집  무연고는  2018년  구순을  맞은  시인이  90로 가는  길목에서 쓴

일기와도  같은  시를  모아  엮은  서른여덟번째  시집이다.

 



책의  뒷  표지의  글이다.

아직  90이  될려면  십년이나  남은  내가  왜  시인의  시  한 수  한 수

마다  눈물바램으로  읽었는지   나도  알수가  없다.

90이 되어도  제 밥그릇은  제 손으로  챙겨야 한다는 말이 서러웠을까?

 



마음대로  된다면  나도  주민등록증을  꺼내  나를  갱신하고  싶다.

 



시인의  또다른  시집들이다.

시인은  1996년  “먼 섬에 가고 싶다’로  윤동주 문학상,  2002년 “혼자 사는 어머니”로

상화시인상을  수상했으며  2001년  제주자치도  명예도민이  되었으며  2009년

성산포  오정개 해안에  “그리운 성산포”  시비공원이  만들어졌으며  2012년

신안군 명예군민이 되었다.

 

그리고  그를  기리는  후학들이  모여서  매월  마지막  금요일 7시에

인사동에서  진흠모라는  이름으로  시  낭송회를  한다.   진흠모는

이생진 시인을 흠모하는  모임이라는  뜻.

이  시낭송회의  후기를  읽어보면  밤 시간인데도  이생진  시인이  늘  참석하셔서

낭송도  하시고  후학들과  어울려서  즐겁게  뒤풀이도  하신다.

 



공동묘지라는게  그렇다.

성묘를  갈 때 보면  관리비를  안 내서  노란딱지가  비석에  붙어 있는

묘지가  제법  많다.   자식대가  끝나고  손자들의  대에  이르면   누가

선조들의  묘지관리비를  즐겨낼까?     해외로  이주한  사람들도  있을거고

형편이  안되는  사람들도  있을거고   후손이  끊어지기도  했을테고…..

 

여러편의  시  중에서  특히  내  심금을  울렸던  시를  올려 본다.

 

<젊은  의사와  늙은  환자>

의사앞에서는  환자가  을이다.

의사는 30대이고  환자는  90대인  경우에도

내 손자도  30인데  그보다  더 높아  보인다.

의사가 하라는대로  한다

네 네 하고

거래관계로  따지면  환자가  고객인데

고객이 하늘인데  환자는  땅   그 보다  땅 아래  개천이다

네 네 네하며  절을  하고  진료실을   나온다

접수창구에서  청산한다

모두 내 생명을  담보로 하는 갑,을  관계다

 

선생님!  건강 하십시요.   남은  세월  부디

제 밥그릇  제 손으로  챙기시며  밥 먹듯  시를  쓰시고  제 정신으로

걸어가시길  바라고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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