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지고 있는 두 장의 사진에서 내 인생의 변화와 함께
우리나라 행정의 변천을 본다.
첫번째 이 사진은 1959년 처음 경찰에 임용되었을 당시 내게 주어졌던
공병우타자기로 일을 하는 모습을 찍은 것이다.
자세히 보면 오픈이라고 팻말을 꽂아놓은 철제캐비넷이 가득한
사무실에서 타자기로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이니 당시로서는 첨단의
사무실이었고 파격적인 근무환경이었다.
그때 경남지방청은 도청과 함께 있었는데 글씨가 찍어지는 기계가 있다고
점심시간이면 딴 부서의 사람들이 엄청 구경을 많이 왔었다.
그리고는 만나면 연애편지를 좀 타자해 달라던가 자기 서류를 대신
좀 만들어 달라던가 하는 부탁이 많았고. ㅎㅎ
그리고 이 사진은 1999,12,30 퇴임식장으로 가기전에 마지막
결재를 받으러 온 직원과 함께 찍은것이다.
이때는 개인용 컴이 어느정도 일상화 되어서 전자결재를 하고
어지간한 업무는 온라인 처리가 되어서 컴퓨터를 사용한다고 해서
구경거리가 되거나 잘나 보이지도 않았었다.
이 두 사진속의 세월은 40년, 그러니까 나의 경찰생활 40년의
처음과 마지막의 사진이다. 한 사람 개인의 기록이기도 하지만
어쩜 우리나라 행정의 발달을 보여주는 사진이기도 하다.
공병우 타자기에서 김동훈 타자기로, 그리고 통일자판으로 이어지다가
1980년대가 되면서 컴퓨터가 등장했다. IBM에서 우리나라 컴퓨터로
바뀌는데도 약간의 세월이 걸렸고 유저프로그램 개발이 안되었을 때라
각자 자기 업무는 코볼이나 베이직으로 프로그램을 짜서 불편하게
일했던 시절도 있었다.
호기심도 많고 남보다 열정이 많았던 나는 총무처 전산원의 단골
교육생일 정도로 교육을 많이 받았고 남보다 빨리 업무 전산화에
따라 갔다.
이미 퇴직한 지도 내년이면 20년이다.
지금의 근무환경, 아니 사무기기들은 어떻게 바뀌어 있을까?
만약에 다시 돌아간다면 일을 할 수 있을까?
다 쓸데없는 생각인줄 알면서도 괜히 한번 궁금해 해본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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