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뀐다고 그래서 얼굴이라도 보자고 해서 여고 동기들 몇몇이
모였다.
서울에 30여명이 살고 있는데 어제 나 온 친구래야 고작 열명이었다.
본인이 아파서, 남편이 아파서, 손주 보느라…… 가지 가지 이유가
못 나온 친구들의 변명아닌 변명이다.
아직도 우리에게는 이름 있는 날에는 좀 잘먹자는 풍조가 있어서
포스코빌딩에 있는 뷔페로 정했다.
이곳은 노인들에게는 1인당 20,800원으로 가성비가 좋은 곳이다.
특히 술도 마음놓고 마실 수 있어서 남자분들에게는 참 좋은
곳이지만 술을 못 마시는 여자들에게는 약간 억울한 기분도
드는 곳이다.
12월에 모이기 위해서 우리는 10월에 이곳에 예약을 했다.
작년에 11월에 하니까 아무날에도 빈 자리가 없다고 해서 올 해는
서둘러서 10월에 예약했드니 따로 방까지 마련해 주었는데
친구들이 많이 오질 못해서 좀 미안했다.
음식의 종류가 아무리 많아도 우리가 가져다 먹은건 고작
초밥 몇개, 야채샐러드, 그리고 떡과 커피 정도다
그러나 두 시간 동안 이야기 하는 입들은 부지런 했다.
“경민이 남편은 아마 곧 세상 뜰것 같아. 지금 중환자실에 있어”
“은숙이는 비오는날 쓰레기 버리러 나갔다가 넘어져서 못 온대”
“순열이는 임플란트 심어서 못 오고”
“상매는 제사도 있고 김장도 하고… 그래서 못 와”
이렇게 못 나오는 사연이 가지 가지다. ㅎㅎ
몰래 먼저 도착한 몇명의 사진을 찍었다. 사진 찍은줄 알면 난리가 나니까.
친구들이 인터넷을 잘 모르니까 백만번 다행이다. 이렇게 사진찍어서
블로그에 올리는걸 한 사람이라도 알면 나는 아마 목숨부지가 어려울것이다.
올 해도 며칠 남지 않았다.
나는 참 좋고도 나쁜 친구인데 한 사람이 내게 머플러를 선물로 주었다.
연락 하느라 고생했다면서.
친구들아, 부디 내년에도 인터넷 배우지 말고, 비싼 스마트폰은 전화걸고
받기에만 사용해라!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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