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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장

할매의 겨울나기

by 데레사^^ 2017. 12. 4.


겨울로  접어드니  생활이  움츠려 든다.

해가  바뀐다고   얼굴이나  보며  밥이나  먹자고   연락이  와도

이제는  모든  모임을  점심에  만나니까   두, 세시면   돌아  온다.

그러고  나면  할 일이  없다.

물론   운동도   가고  중국어  공부도  가지만   문화센터가   아파트  대문과

붙어  있어서  금방  다녀오게 되고,  그러고  나면   또  심심하다.

 

아이들은   나보고  젊었을때  고생했으니  이제는  아끼지  말고   엄마

쓰시고 싶은대로   쓰고  살아라고  한다.    그런데  많은  돈도  없지만   막상

쓸려고  해도  마땅히  쓸곳도  없다.    해외여행을  자주  다닐때는   그나마

돈을  좀  썼지만  이제는  여행도   잘  안가니까   결국은   병원에   가져다 주는

돈 밖에는  쓸곳도  별로  없다.

 



젊었을 때는  하고 싶은것도  많고   먹고 싶은것도  많고  입고 싶은것도

많았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작은  욕심에서 조차   놓여  나 버리고

이렇게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인생도  끝날것  같다.

 



작년의   탄핵의  그 소용돌이  이후는  TV  보기도  싫어졌다.

나야말로   정치적인  색채는  없는  사람인데,    겪어보니   모두가  그 나물에

그 밥만  같다.   어제  낚시 배  사고도   전 정권때  보다  대통령이  빨리

대응하고  철저히  지시했다 하지만  역시   인명을  살리는데  실패한것은

똑  같다.

그리고   국회의원들,  자기들  세비  올리고  보좌관  더  뽑는 일에는

한마음  한뜻이었다  하니   그냥  뉴스는  안 보는게  제일  편한것  같다.

 



정기적으로   검진  다니며  약  타오는  병원이  여러 곳이다.

혈압약 타러  경찰병원에  3개월에  한번씩,  허리체크하러  삼성병원에 6개월에

한번씩,   녹내장  체크하러  안과에  2개월에  한번씩,   그리고  기타 등등…..

한 주도  병원  안 가는 날이  거의  없다.

정기적인것  외에   배탈도  났다가  감기도  걸렸다가   별라별걸  다  하니까

요즘  같아서는   나는  병원에  돈 갖다 주러  태어난 사람  같다.   ㅎㅎㅎ

 



 

그럼   나이가  여든이  다 되어 가는데,   할매 중에서도  상 할매인데   그건  아무것도

아닐런지  모르겠다.

친구들을  만나도  아프지  않는  사람이  없고,  밥 먹고 나면   약봉지  꺼내기가

바쁘고,   보청기를  한 친구도  있고  심장박동기를  단 친구도  있고   가히

종합병원이다.    그러면서   이렇게라도  살아 있고   걸어 다닐수  있고   내 손으로

내 몸을  케어할 수  있으니  우리는  복 할매들이라고  입을  모은다.

과연   그럴까?     그럴테지…..  그리고는  또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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