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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 모습

올 추석, 초 간단 차례상 차리기

by 데레사^^ 2016. 9. 16.


결혼하고  반세기가  넘는 세월동안  지내왔던  추석 차례를

올 해는  아주 간단하게  지내 버리고  말았다.

돌아가신  애들 아빠의 고향이  마산이라  멀기도 하지만

한분 뿐이셨던  누님도  돌아가신지 오래되고  그 누님의

아들인  조카도  자기들  추석지내기에  바빠  서울까지

외갓집  차례는  와 볼수도  없으니   그저   여기  있는  딸과

사위,  손녀,  그리고   아들…  이렇게  합쳐봐야  다섯식구이니

음식장만을  많이 안해도  되긴  했다.

 

그러나  차례음식이란게  어디 그런가  말이다.

전에 나물에 탕국에  떡에….  갖출건  다 갖추어야  되니

힘들긴  했었다.

일년에  기제사 세번,  명절  두번,   다섯번의   행사가  뭐그리

힘드느냐고  할지도 모르지만   이쯤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나 죽고  없어졌을 때  딸이 많이 힘들것  같아서

큰  결단을  내리고  말았다.

 

우리들  세대야  제사 지내는걸  당연한걸로  받아 들였고

솔직히  큰  불평없이  정성껏  음식장만을  해 왔지만

요즘  아이들은  그게 아니다.  명절 끝에  부부간의 이혼도

많고   한국의 풍습이란게  여자들만  죽어나는  명절이라

제사를  1년에  한번으로 합쳐서  지내는 집도  많아졌고

아니면   아예  자기들의  종교행사에  맡겨 버리는  집도

많아진것  또한   사실이다.

 

그래서  우리집도  결단을  내렸다.  이미  돌아가신지

반세기가  넘는   시아버님,  시어머님,  즉  아이들의

할아버지,  할머니  제사는   지내지  말고,   너희들의

아버지는  제삿날   간단한  음식준비 해서  산소나  다녀오고

대신  명절에는   우리도  먹어야 하니까  기왕에  만들어진

음식,  앞에놓고  큰 절이나  올리고  먹자고.

 

물론  아이들이 반대할 리야  없다.

아들은  장가를  안 갔으니  아무  할 말이 없고   딸은

혼자서  그 감당을  다 하던걸  안하게 되었으니  좋아할수밖에.

 

내가  허리가 아프지 않을때는  그까짓  음식쯤이야  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잘 해왔는데  내가  이런 몸이 되고 보니

딸만  불러서  시키기가  이제는  너무  미안하고 면목이 없다.

 

사람들이  몸이 아픈 사람이  있으면  제사는  안지내도  된다고

한다.   그렇다고  아예  외면해 버리기에는  뭔가  마음이 편칠

않다.  그래서  생각하고  생각한 끝에  내린  결론이다.

 

왜 이리  마음이  불편하고  죄스러운지 모르겠다.

평소의  반 정도의  음식을  차려놓고   간단하게   절 한번

하고  기도하고……

산 사람의 횡포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자꾸  든다.

 

부디  조상님들께서  굽어 봐  주셨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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