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은 내게 있어 참으로 힘드는 나날이다.
1킬로그램이나 되는 보조기를 허리에 차고 다녀야 하니
그 더위를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
무조건 걸어야 재활이 된다고 해서 하루에 한시간 정도씩은
꼭 걷는데 이게 여간 고역이 아니다. 한참 걷다보면 보조기에
불이 나고 그 속으로 땀이 강물처럼 흘러 내린다.
처음 집에서 나올때는 티셔츠 위에 보조기를 차고 또 그 위에
조끼 같은것으로 보이지 않게 가리고 나오지만 좀 걷다보면
도저히 참을수 없어서 그냥 벗어 버린다. 남들이 쳐다보거나
말거나…..그리고는 느릿느릿 하긴 하지만 한 시간 정도는
반드시 걷는다.
집으로 들어 오면 주로 누워서 지낸다.
누워있거나 잠잘때는 보조기를 안 차도 된다고 해서 그냥
무조건 눕는다. 누워서 할 일이 별로 없으니까 휴대폰으로
검색을 하고 이웃들에 답글도 달다가 책을 읽다가 한다.
수술하기전에 읽을려고 사다 놓은 책들이다.
채식주의자는 다 읽었고 지금은 참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읽는 중이다.
책도 오래 읽으면 전같지 않고 머리가 어질어질 해서
속도가 나지는 않지만 그래도 하루에 한 50페이지씩은
읽는다.
위의 사진이 보조기의 앞면, 밑의 사진이 보조기의
뒷면이다. 수술한 부위에 따라 사람마다 보조기가
다른데, 병원에서 봤을때는 내것이 가장 짧았다.
어떤 환자의것은 목까지 올라와서 꼭 이순신장군 갑옷
입은것 같기도 했는데 그분들에 비하면 내 불편은 아무것도
아닐텐데…..
어제 집도의 면담이 있었다.
미리가서 엑스레이와 피검사를 한 후 의사를 만났다.
피검사도 이상소견 없고 뼈도 잘 유합이 되고 있으니
2개월 후에 만나자고 하면서 그때까지는 보조기를 해야된다고
한다.
그리고 2개월 후에 오면 꼭 보조기 떼주겠다고 약속을
한다. 그나마 잘 유합되고 있다니 걱정은 없다.
잘 수술해 주었는데 고맙다는 인사도 못해서 집에 있던
술 한병을 들고 갔드니 아, 좋은 술이네요. 하면서
받아주어서 좋았다. 앞으로는 이런것도 김영란법에
저촉될려나…. 환자가 고맙다고 수술 끝난후 집도의
에게 감사표시로 술 한병 드리는것도 안될까?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걸까?
세월아 얼른가거라 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얼른 8월이 가고 9월이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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