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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장

동백꽃을 노래함

by 데레사^^ 2016. 3. 22.



아파트 마당에 동백꽃이 피었다.

꽤  크고  탐스런  꽃송이가  주렁주렁,  활짝  피어서  바라보기만

해도  즐겁다.

이미자는  노래하기를  그리움에 지쳐서,  울다 지쳐서

꽃잎이 빨갛게  멍들었다고  했는데   나는  동백꽃을 보면

선운사가  생각나고   미당  서정주 시인이  생각 난다.

 

선운사 동구

-서 정주-

선운사 고랑으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고

막걸릿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것만 상기도 남았습니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았습니다.

 

동백꽃뿐만 아니라  꽃이  활짝 피는 때를  맞춰서  구경가기가

사실은 쉽지 않다.   일기예보를  보고  날짜를  맞춘다고  맞춰서

찾아가도   어느해는  덜 피었고,  어느해는  이미  져 버렸고…..

 



비록  아파트 마당에  외롭게 한그루뿐인   나무지만  꽃이  이렇게

탐스럽게  피었다.

 



 

동백꽃과   나비

– 이 생진 –

동백꽃이 향기가 있다면 사고 나겠지

동백꽃이 오월에 핀다면

나비가 투신 자살하겠지

겨울에 피길  잘했지

살면서 부산 피는것도 잘하는 짓은 아냐

섬에서 혼자 피길 잘했지

 



 

선운사 동백꽃

-김 용택-

여자에게 버림받고

살얼음 낀 선운사 도랑물을

맨발로 건너며

발이 아리는 시린물에

이 악물고

그까짓 사랑 때문에

그까짓 여자 때문에

다시는 울지 말자

다시는 울지 말자

눈물을 감추다가

동백꽃 붉게 터지는

선운사 뒤안에 가서

엉엉 울었다.

 



 

선운사 동백꽃

-이 산하 –

나비도 없고  벌도 없고 동박새뿐

그 동박새에게 마지막 씨를 남기고

흰 눈 위에 덜어진 한 치 흐트림없이

통째로 툭 떨어진 선운사 붉은 동백꽃

떨어지지 않은 꽃보다 더 붉구나

 



 

선운사 동백꽃

-김 윤자-

사랑의 불밭이구나

수백년을 기다린 꽃의 화신이

오늘밤 정녕 너를 남겼구나

선운산 고봉으로 해는 넘어가도

삼천 그루 동백 꽃등불에 길이 밝으니

 

선운사 초입에서

대웅전 뒤켠 네가 선 산허리까지 먼 길이어도

님은 넘어지지 않고 한달음에 달려 오시겠구나

 

해풍을 만나야 그리움 하나 피워 올리고

겨울강을 건너야 사랑의 심지 하나 돋우는 저 뽀얀 발목

누가 네 앞에서 봄을 짧다 하겠는가

이밤 바람도 잠들고 산도 눈감고

세월의 문이 닫히겠구나

 

동백꽃을  노래한  시에  유독  선운사가  많이 나오는건  그만큼  그 절에

동백꽃이  많이  피기 때문이리라.

해마다  가본다  가본다  하면서  선운사가  천리길도  아닌데   왜  이리

동백꽃 철을  맞춰  못  가 보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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