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미세먼지는 좀 있었지만 따뜻했다.
방 안에만 있기에는 뭔가 억울한것 같아서 차양이 넓은 모자
하나를 챙겨쓰고는 버스를 탔다.
우리집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몇정거장 안 가면 학의천이다.
의왕시의 백운호수에서 부터 시작하여 안양시를 거치면서 안양천과
합류하여 여의도에서 한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학의천은 걷는 길이
흙길이라서 좋다.
자전거가 다니는 길은 포장이 되어 있지만 사람이 산책하는 길은
그냥 흙으로 되어 있어 나는 이 학의천 걷기를 아주 좋아한다.
학의천 가에 지천으로 노오랗게 피어나는 개나리는 아직이지만
뭔가 봄냄새가 풍겨오는것 같은 분위기다.
걷는 사람들도 많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도 많고 심지어 백로도
오리도, 비둘기까지 나와서 놀고 있다.
오리들이 물에 있지 않고 뭍에서 놀고 있는 모습은 처음본다.
가까이 닥아가서 사진을 찍는데도 꿈쩍도 안 한다.
혹 낮잠을 즐기는걸까?
놀고 있는 백로에게 카메라를 들이대자 날아 가 버린다.
어쩌다가 내 카메라에 잡힌 나르는 모습의 새를 보며 오늘은
재수좋은 날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ㅎㅎ
풀들이 제법 파아랗다. 쑥도 있다.
딱 한시간만 걷기로 한다.
큰 다리를 세개쯤 지나면 한시간이 되리라고 마음속으로 계산 해 본다.’
다리 위를 걷는 아주머니 에게서도 봄 냄새가 나는것 같다.
다리 밑에서 보는 풍경 속으로 자전거 탄 사람이 지나간다.
수양버들에도 물이 오르는것 같고….
이렇게 흙길을 걸을 수 있는 곳이 우리 주변에 흔하지 않는데
집 가까이 이런 곳이 있다는것도 행운이겠지…
아파트가 물속에서 거꾸로 보일 정도로 물이 맑다.
앗, 산수유가 피었네 ~~
올 해 처음보는 봄 꽃이다.
비둘기들도 산수유 나무 밑에서 놀고 있고..
오늘 봄마중은 백로랑 오리랑 비둘기랑 함께 한것만 같다고 생각하면서
낄낄거리다 보니 어느새 한 시간이 후딱 지나 간다.
등에, 머리에 땀이 약간 났다.
몇 밤 더 자고 개나리가 피어 나면 또 와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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