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폴에 와서 흙길을 밟아 보지를 못했다.
어디를 가도 포장이 다 되어 있고, 딸이 사는 아파트 마당에서도
흙을 만져 볼 수가 없으니 당연히 먼지 하나 없다. 거기다가
지금은 우기라서 하루에도 몇 차례씩 비가 내리니 나뭇잎들은
반짝 반짝 빛이나고 자동차도, 길거리도 깨끗해서 양말도
더러워지지 않는다.
딸을 졸랐다. 유명한 관광지도 좋지만 어디 산책할만한 공원이나
좀 가르쳐 달라고.
그래서 가 본 곳이 싱가폴 시민들이 사랑하는 포트 캔닝 공원이다.
한바퀴 돌아봤자 한 시간이 채 안걸리는 곳이지만 즐겁게
소풍가는 기분으로 랄랄랄라…….
성문같은 곳을 지난다. 이 공원이 옛날 요새라서 이런 흔적들이
남아있다고 한다. 무슨 요새였을까?
싱가폴에서는 모자 쓴 사람 만나기도 어렵다.
너무 더우니까 모자를 쓰면 머리속이 땀범벅이 되어 버리니까 아랍계
사람들이 수건 같은것 쓰는것 외 모자는 거의 안 쓰고 저렇게 파라솔이다.
나도 썬글라스며 모자며 파라솔이며 다 가지고 갔지만
파라솔 외는 아무것도 써보질 못했다. 썬글라스 조차 땀에 젖으니
앞이 안 보여서…..
공원은 싱가폴 강을 내려다 보는 위치였지만 나무가 우거져서 강쪽이
잘 안 보인다.
산책길 중간 중간에 저렇게 나무벤치가 있다.
등대가 자리한 곳은 공원이지만 이곳에서 싱가폴항이 내려다 보인다.
1979년까지 여기 등대를 사용했는데 본래의 그 등대는 허물고
딴 곳에 있던 등대를 이자리로 옮겨 놓았다고 한다.
이 굴은 도피통로다. 영국 총독과 그 수하들이 만일을 위해
여기다 도망 갈 통로를 마련해 놓았다고 하는걸 보면 싱가폴
에서도 침략지배에 대하여 항거가 없지는 않았던듯….
어느나라나 땅이 작고 힘이 없다 보면 외세의 침략과 지배는
끊임없는것, 싱가폴의 만만치 않은 아픈 역사가 여기 이 공원에서도
보여지는게 가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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