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여행을 다니다가 묘지를 보고 감탄을 해보기도 처음이다.
미국의 알링턴이나 우리의 현충원을 찾았을때는 국가유공자들의 생전의 삶과 그분들의
애국심에 존경하는 마음으로 옷깃을 여미는 기분이었지 묘지 그 자체에 감탄하거나
아름답다는 느낌을 가져보지는 않았다.
자그레브 시 북서쪽 구릉에 자리잡은 미로고이(Mirogoi) 묘원.
19세기 후반, 자그레브시의 급성장으로 개개의 묘지와 교회에서의 매장용지가 작아지기
시작했을때인 1870 년대, 시당국은 중앙묘지의 신설을 결정하고 이곳에다 시영 중앙
묘지를 만들었다고 한다.
수목과 초록이 넘치는 조용한 이곳에 묘지가 개원된것이 1876 년.
1883 - 1914 년에 걸쳐서 독일계 건축가 H. 포레가 기본구조물을 설게하고 건설을 감독하여
이렇게 아름다운 묘지를 만들었다고 한다.
묘지 사이 사이에 이런 자그마한 교회가 있다.
영혼들을 하늘로 이끌기 위한 기도처.
이곳은 이 나라 초대 대통령 투즈만의 묘소이다.
참배객들이 놓아둔 촛불.
우리처럼 음식을 갖고 참배하러 가는게 아니고 이사람들은 저렇게 통속에 담긴
양초에 불을 밝혀놓기도 하고 꽃을 가져다 놓기도 하고...
벼라별 희안한 묘지들이 많다. 사진을 넣어놓은 묘지도 있고 앞에 조각상이
세워 진 묘지도 있다.
그리고 꽃속에 누워있다.
이렇게 교회의 모습같은 묘지도 있고
통로로 이어진 묘지도 있다.
그런데 좀 이상한건 묘비에 직업이 새겨져 있는것이다. 하나같이 의사, 변호사
촉망받는 직업들이다. 어쩌다가 직업이 빠져있는건 내세울만한 직업을 못가졌던 사람이
아니었을까 하고 나름대로의 짐작도 해보고....
사실 이 포스트를 올릴까 말까 무척 망설였다. 아무리 묘지가 아름답고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는곳이라고 해도 보는 사람들의 기분이 유쾌할것 같지는 않아서이다.
그렇다고 덮어 버리기에는 뭔가 아쉽고....
시립묘지인 미로고이 묘원
지금도 하루에 몇차례씩이나 장의차가 드나드는 곳
묘원이라기 보다는 궁궐이나 박물관 같이 아름답게 치장된 곳
여행다니면서 묘지에 반해 보기도 처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