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으로 귀농하여 내려간 지인의 집을 방문했다.
맛있기로 유명한 보은대추 농사를 짓는다고 작년에 첫 수확물을
보내왔길래 올 해는 좀 팔아주기도 할겸 찾아 간것이다.
가을, 날씨조차 청명한 날 시골길을 달리는 기분은 그야말로
유쾌 상쾌 통쾌의 연속이다. 누렇게 벼가 익어가는 들판을
지나고 푸른 배추밭도 지나고 고추잠자리가 날고, 감이
빨갛게 익어 매달린 풍경들에 찬사를 보내며 산 밑 외딴집에
도착했다.
요즘의 우리나라 하늘
정말 맑고도 곱다.
마당에는 대추를 말리고 있고 빨래가 널린 지인의 시골 집
브로콜리도 심어놓고 어설픈 농부지만 심을건 다 심어 놓았다.
마당에는 배나무도 한 그루 있다.
돌배같이 생겼는데 먹어보니 달고 아싹아싹하다.
이 분들이 농사짓는 대추 밭이다.
대추는 따서 팔고, 나머지는 식구들 먹기 위해서 조금씩 심은것이라고.
아주 달고 맛있다. 나도 거들어서 좀 따봤다.
배나무와 함께 마당에는 사과나무도 한 그루 있다.
피마자도 보이고
세상에, 까마중까지 있다.
어릴적 학교 오가는 길에 저 까마중을 만나서 따 먹으면
그 새콤달콤한 맛이 행복의 나라로 데려다 주었는데...
옛 생각을 하며 한웅큼 따서 입에 넣고 씹었드니 아, 옛맛
그대로다. 이 까마중은 한 두알씩 따 먹으면 맛이 덜하다.
손바닥 가득 따서 한 입에 털어놓고 먹어야 제맛이 난다.
들깨, 고추, 브로콜리, 돼지감자, 콩.... 헤아릴 수도 없다.
점심은 아욱국과 함께 이 댁에서 심은 채소들로 조촐하게...
후식으로 고구마와 밤도 구워 먹고...
다녀와서 풍성해진 우리집 베란다.
대추는 조금만 말리고 이웃에 나눠 먹고, 돼지감자는 깨끗이 씻어서
썰어 말린다. 차 끓여 먹을려고.
안받을려고 하는걸 대충 계산해서 호주머니에 대추값을 넣어주고
돌아오면서 이 초보농부가 제대로 돈을 벌게되기를 마음속으로 빌었다.
계산으로는 아직은 농비를 빼고나면 생활비가 안된다고 한다.
그래서 남편은 용달차 한 대를 사서 일주일 세번씩 택배를 한다고
하는데 농사에 전념해서도 살아 갈 수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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