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로 접어드니 가을빛이 완연해졌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참 좋은 계절이다.
무역센터에서 국화전시회를 한다는 광고를 보고 별 할 일도 없는
무료한 토요일 혼자서 집을 나섰다.
좀체 혼자 다니는 성격이 아닌데 어쩌다가 혼자 나서고 보니
사진을 찍는다고 지체를 하건 다리가 아파서 의자에 앉아서 쉬건
방해를 받지 않아서 그 또한 나쁘지는 않네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국화축제는 10월 1일 부터 10월 15일 까지다.
이 주변에서 몇년간 일했기 때문에 이 쪽은 잘 안다.
그래서 자신있게 보무도 당당하게(?)
삼성역에서 지하철을 내려서 계단을 올라오다 어이없게도 한번
엎어지고...ㅋㅋ
아무 이유도 없는데 난간을 붙잡고도 엎어졌으니 다친데는 없지만
약간 부끄럽다. 할매 표티 내는걸까?
삼성역의 무역센터쪽 출구로 나와 봉은사 사거리 가까이 까지
꽃 전시가 이어져 있다.
시작한지 3일만이니 어지간히 빨리 온 셈이다.
그래서인지 꽃들이 싱싱하다.
저 천진한 꼬마아가씨의 웃음에 나도 따라서 싱글벙글
코끼리 모양도 있고...
하트 모양도 있고....
약삭빠른 상혼이라고 생각하다가 보니 여기가 무역센터구나.
자동차 선전이다.
역시 무역센터 답게 한중 FTA 체결 축하 꽃 장식도 있다.
몇 군데 행사장이 있는데 여기는 코스프레 대회장이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무대위는 쳐다보지도 못하고 패스 했다.
나는 젊은 사람들이 만화나 드라마의 주인공 흉내를 내는 차림을
하는 코스프레를 좋아하는데 어떻게 비집고 들어 갈 수가 없어서...
국화꽃밭에서 프로포즈 하는 인형, 인형이지만 두 남여가
아주 사랑스럽다.
익어가는 벼도 있다. 벼 위에는 메뚜기, 나비, 여치 같은
조형물들이 얹혀 있고.
가을의 전령사는 역시 국화다.
국화 옆에서
서 정주
한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하여
봄 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하여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 길에서
이제는 돌아 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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