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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갑사는 백제 최초의 절이라기 보다는 꽃무릇축제로 더 알려져 있다.
해마다 가을이면 절 들어가는 입구에 빨갛게 피어나는 꽃무릇을 보기
위해 전국각지에서 사람들이 모여드는데 올 해도 또 시기를 놓쳐서
꽃이 다 진 후에야 찾아갔다.
우리 아파트 마당에 꽃이 그대로 있기에 아직 괜찮으려 했드니 한번 추위가
지나가고 나니 자취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그러나 축제기간중에 세워놓은 현수막은 아직도 철거되지 않은채 그대로 있다.
불갑사는 인도 간다라 출신의 고승 마라난타가 중국의 동진을 거쳐 백제
침류왕 원년 (384년)에 영광 법성포로 들어와 모악산 자락에 최초로 창건한
백제불교의 성지이다.
불교가 전해진 이후 처음 건립되어 모든 사찰의 으뜸이며 근원이 된다고해서
부처불(佛)자에 첫째갑(甲)자를 써서 불갑사라고 이름지었다고 한다.
절 들어가는 입구에는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잘 닦여진 길, 잘 가꾸어진
수목들, 그리고 다리쉼을 할 수 있는 의자, 참 좋다.
탑원, 이곳은 간다라 지역의 사원가운데 가장 잘 남아있는 탁트히바히 사원의
주탑원을 본떠서 조성한 탑원으로 마라난타의 출생지인 간다라 사원양식의
대표적이고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한다.
불교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가는 모르지만 오래된 사찰에 이런 이국적인
건물이 지어져 있으니 뭔가 생경한 기분이 든다.
꽃무릇은 이렇게 앙상하게 떨어져서 말라 버렸다. 조금만 일찍 왔드라면
불타는듯한 꽃을 구경했을텐데 아쉽다.
길고 넓은 공원이 끝나는 지점에 부도밭이 보였다.
드디어 절 입구에 도착했다. 공원길로 해서 이리저리 돌아왔드니
일주문 같은건 보이지도 않고 돌담밑에 와 있었다.
요사채앞 축담밑이 아깃자깃 예쁘게 장식되어 있어서...
공원길에 너무 심취해서 많이 걸었드니 다리가 아파 막상 절에서는 대충
돌아보기만 했다. 그래서 돌아나오다 다시 뒤돌아 보니 고즈넉한 산사의 풍경이
마음의 평온을 갖게 해 주는걸 느꼈다.
불갑사는 유서깊은 절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역사나 이곳에 계셨던
고승들의 발자취에 대해서 보다는 꽃무릇이 진것만 아쉬워 했다.
내년에는 꼭 꽃필때 오자고 다짐하면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