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속의 작은 섬
영월군 남면 광천리 남한강 상류에 위치한 단종의 유배지인 청령포는
2008년 12월 국가지정 명승 제50호로 지정되었다.
단종이 왕위를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찬탈당하고 노산군으로 강등되어
도착하였던 이곳 청령포는 쳐다보는것 만으로도 눈물이 흐른다.
동,남,북 삼면이 물로 둘러싸이고 서쪽으로 육육봉이라는 험준한 암벽이
솟아있어 나룻배를 이용하지 않고는 밖으로 출입할 수 없는 마치 섬과도
같은 이곳에서 어린 단종은 얼마나 눈물을 흘렸을까?
건너편에서 바라 본 청령포, 단종은 이 적막한 곳에서 유배생활을
하면서 얼마나 외롭고 또 얼마나 무서웠을까? 불과 나이 열일곱에.
나룻배를 기다리면서 하염없이 바라 본 청령포
12세의 어린 나이로 왕이되었다가 15세에 상왕이 되고 17세에
죽임을 당했으니 요즘같으면 그저 철모르는 나이인데...
나룻배는 타고서 한바퀴도니 바로 청령포다.
몇해전에 왔을때 보다 배가 깨끗해진것 같다.
소풍을 온 한떼의 학생들은 돌팔매질에 여념이 없다.
배로 건너와 숲길을 걸어 단종 어소로 가는 길이다.
천년의 숲으로 지정된 이곳에는 수백년생의 큰 소나무들이 들어 차 있다.
행랑채, 아마 따라 온 시종들이 기거했던 곳인듯..
단종어소이다. 승정원 일기의 기록에 따라 기와집으로 그 당시의 모습을
재현한것이다.
단묘재본부시유지비, 다소 긴 이름의 이 비석은
1763년에 세워진것으로 총 높이 162미터의 크기다.
앞면에 단종이 이곳의 계실때의 옛터이다 라는 글이
영조의 친필로 음각되어 있다.
端廟在本府時遺止 (단묘재본부시유지비)가 그런 뜻이다.
한일자로 누워버린 소나무, 어소를 향하고 있다.
밀랍인형으로 당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어소라고 해도 유배지인만큼 소박하다.
어소 바깥 숲에 있는 관음송이다.
1988년 천연기념물 제349호로 지정되었다.
단종이 유배생활을 할때 두갈레로 갈라진 이 소나무에 걸터앉아
쉬었다는 얘기가 있다. 또한 단종의 유배당시 모습을 보았다고
하여 觀, 오열하는 소리를 들었다는 뜻에서 音 해서 관음송이라고
부른다.
이 소나무는 높이 30미터, 둘레5미터로 지상에서 두 갈레로
갈라져서 동 서로 비스듬히 자랐다.
수령은 약 600년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는 단종 유배시의 수령을
60년으로 하여 계산한것이라고 한다.
이 관음송외에도 딘종이 한양에 두고 온 부인 송씨를 생각하여
여기저기 막돌을 주워 와 쌓았다는 망향탑도 있는데 어쩌다가
사진을 빠뜨려서...
바깥에서 바라 본 어소의 모습
건너가는 나룻배를 기다리는 사람들
천만리 머나먼 길에 고운님 여의옵고
내 마음 둘 데 없어 냇가에 앉았으니
저 물도 내 안 같아서 울어 밤길 예 놋다
금부도사 왕방연이 단종께 사약을 진어하고 한양으로 돌아가는 길에
비통한 심정으로 청령포를 바라보면서 읊은 시조이다.
이곳에서 멀지않은 곳에는 단종이 잠들어 계시는 장릉이 있지만 이번에는
그곳은 들리지 않았다.
바라보는것 만으로도 눈물이 나는 청령포, 권력의 비정함을 다시 한번
느끼며 이 곳을 떠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