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법성포의 굴비는 옛부터 임금님의 수라상에 오르던 귀한 생선이다.
조기를 소금에 절여 말린것을 굴비라고 하며 조기란 한문으로 도울조(조)에
기운기(氣)를 쓰는 기운을 도우는 생선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영광땅은 옛부터 산수가 맑고 인심이 좋아 살기좋은 고장으로 이름났으며
쌀과 소금, 목화, 눈이 유명하여 4백의 고장이라고도 불리운다.
친구 몇이 어울려서 처음으로 영광땅을 밟아봤다. 그 유명한 굴비구경도
하고 먹어보기도 하고 사오기도 하자고.
아니라 다를까 법성포에 도착하자 가게마다 굴비를 주렁주렁 매달아서
내놓고 있었다.
어느 골목을 둘러봐도 다 굴비천지, 식당에서 굽는 냄새와 섞여서
코가 벌름벌름 해진다.
옛날 부산에 살적에는 자갈치에 가면 알이 툭툭 튀어나오는 굴비를
주렁주렁 매달아놓고 팔았었는데 요즘 굴비는 말리기는 커녕 소금물에
담궜다가 바로 얼려서 팔고 있는게 대부분이라 옛날 그 맛이 아니다.
먼저 점심부터 먹을려고 식당을 찾는데 이곳에는 아직도 다방이라는
간판이 보여서... 역시 시골은 시골이구나. 서울은 대부분 무슨 무슨 커피숍
으로 이름이 바뀌었는데 이곳은 아직도 다방이라니 왠지 정겹다.
가게 이름은 잊었지만 신발이 제일 많기에 찾아 간 집이다.
1인분에 1만원짜리 굴비정식을 시켰다.
굴비는 한사람이 두마리씩 먹도록 숫자가 나왔다.
돌아다녀 보니 참 재밌다. 미스 굴비도 다 있고....ㅋㅋ
잡아 온 조기를 씻어서 간하고 있는 광경도 보이고
사진으로는 잘 안보이지만 가운데 짙은색의 화분처럼 생긴것이 돌아가면서
굴비를 선별하고 있었다.
가게가 수도 없이 많은데도 난장도 있다. 난장에서는 굴비만 파는게
아니고 활어도 팔고 있다.
법성포 포구의 모습이다.
마침 물때라 물이 빠진 바다는 들어가서 장난쳐도 좋을 정도로
갯펄이 들어 나 있다.
저 배들이 조기잡이 배들인가 보다.
이곳은 굴비뿐만 아니라 모시송편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그러나 조금 돌아서서 나오니 이런 논이 보인다.
실컷 구경하고 우리는 식구가 없어서 굴비 한두름만 샀는데
식구가 많은 다른 친구들은 몇두름씩 샀다. 보통굴비도 사고 보리굴비도
사고 고추장굴비도 사고..
나는 모시떡 한상자와 굴비 한두름밖에 안샀지만 무거워서 집에 올때는
좀 낑낑댔다.
여자들은 그렇다. 여행지에서 특산물을 사오는게 정말 기분좋다.
며칠 식구들이 즐겨먹을 반찬거리를 사게되면 개선장군이라도 된듯
' 집에 들어올때 의기양양 해 지고...
영광의 법성포, 이곳에도 잘 말린 굴비는 보통 10만원이 넘었다.
우리는 그런 굴비는 차마 못사고 그냥 구경만 하고 그저 먹기에 좋을
크기, 한 두름에 5만원 이하짜리만 사들고 왔지만 마음은 부자가 된
기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