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처럼 바람처럼 지심도를 다녀왔다.
떠날때는 한며칠 묵으면서 거제, 통영 부근의 몇개 섬을 더 다녀올려고
마음속에다 점까지 찍고 갔는데 비가 올거라는 일기예보에 그만 그날로 올라 와
버리고 말았다.
지심도, 우리나라에서 동백이 제일 먼저 핀다는 지심도는 거제의 장승포항에서
배를 타면 20분만에 도착하는 아주 작은 섬이다.
둘레가 3,7 킬로미터, 전체면적이 10만평 정도라고 한다.
그 작은섬이 동백으로 뒤덮혔다.
장승포의 선착장은 너무 소박하다.
표를 파는곳은 있는데 대기실도 없다.
이 배가 지심도로 우리를 실어 나를 배다.
지심도에 배가 닿고, 발을 딛는 순간 처음 보이는것은 1박2일을 찰영했다는 깃발이다.
지난 여름 끝무렵에 방영되었던 1박2일 에서는 지심도를 거제 8경의 하나로 소개했다.
지심도를 안내하는 표지판이 너무도 예뻐서 모아 보았다. 군데 군데 동백꽃이
그려진 저 예쁜 안내표지판이 길잡이를 해주고 있다.
핏빛 보다 더 붉은 동백꽃.
지심도의 동백은 수령이 100년을 넘었기 때문에 꽃이 많이 피지는 않는다고 한다.
동백나무가 너무 크면 꽃이 많이 안 핀다는 사실을 이제사 알았다.
지심도는 섬 전체가 동백나무로 둘러쌓여 있다고 해도 틀린말은 아니다.
그러나 여기에 동백나무가 많은 이유는 일본군대 때문이라고 하는 문화해설사의
설명에 우리는 그만 숙연해 지고 만다.
동백나무는 땔감이 안된다고 한다. 가지도 가늘고 화력도 약하고, 그래서 다른
나무들을 죄다 베서 때버렸기 때문에 자연히 동백나무만 남은것이라고....
섬 전체가 이렇게 울창한 동백나무 숲이다.
동백꽃은 피어서 3일, 져서도 3일이 한계라고 한다. 그래서 인지 피는 꽃도
많지만 지는 꽃도 많다.
흰 동백꽃은 딱 한그루, 일본군 소장의 집 뒷뜰에 피어 있었다.
어느새 꽃잎이 떨어지고 있다.
서울에서는 온실에서나 볼수 있는 팔손이 나무도 있고
부지깽이 나물에도 꽃이 피고
매화도 피었다.
매화나무 앞 밭에는 배추도 자라고 있다.
이 나무는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올 때 단풍이 든다는 미아나무라고 하는데 남쪽 섬에서만
볼 수 있다고 한다.
이 나무는 육박나무라고 껍질이 얼룩이 지는것이 특징이며 암 수 가 다른 나무다.
수분이 차면 다시 원상복귀가 된다고 하며 약재로도 사용되는 나무라고.
지심도 높은곳에서는 날씨가 좋으면 대마도도 보이고 부산의 가덕도도 보인다고
하는데 마침 우리가 간 날은 날씨가 흐려서 보이질 않았다.
14가구에 20명이 산다고 쓰여 있었지만 실제는 15명만이 산다고 한다.
1박2일로 알려진 후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서 대부분이 민박집을 하고 있다.
이 조그마한 섬에도 일본군이 상륙해서 대륙침략을 위한 포대를 만들고
진지를 구축하고.... 그래서 아직도 그 잔재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지심도.
핏빛 보다 더 붉은 동백꽃이 간직한 설음에 마음이 아파 온다.
이미자의 동백아가씨가 갑자기 듣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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