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큐수지방은 너무 더웠다. 외국에 나가서 혹시라도 추울가봐 얇은 내의까지
준비해서 갔는데 반팔옷을 갖고 오지 않은것이 후회가 될 정도로 더워서 땀깨나
흘리며 돌아 다녔다.
사실은 큐슈지방의 단풍을 볼려고 인터넷 검색으로 단풍이 아름다운 지역마다
들리게끔 스케쥴을 짜서 갔는데 단풍은 어쩌다가 한 두곳에 보일듯 말듯 했고
푸르른 산과 들, 꽃이 피어 있는 길거리는 여름의 끝자락쯤에 와 있는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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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교를 하고 있는 여학생들을 자동차 속에서 찍었다. 아직도 여름교복을
입고 있다. 11월 9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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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꾸오까 공항에 내린게 3년만이다. 이번에는 후꾸오까를 여행할려는게 아니고
구마모도와 오이타, 미야자끼의 가보고 싶은 곳을 가기 위해 공항만 후꾸오까를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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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바로 앞에 있는 렌터카 영업소에서 이 자동차를 빌렸다. 앞으로
나흘동안 아들과 둘이서 타고 다닐 자동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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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반대의 운전이다 보니 나는 자동차 운전은 커녕, 타는것도 자꾸만
운전석 쪽의 문을 열게되는 낭패를 저질르곤 했다.
그래서 핸들을 만져 볼 생각도 못한채 나흘내내 아들 혼자서 1,000킬로미터
이상을 달렸다.
아들은 동경의 친지에게서 몇시간 연수를 받았다고 하면서 딱 한번 거꾸로
우회전한것 외에는 실수를 하지 않고 첫 운전치고는 100점에 가깝게 운전을
잘했다.
그런데 이 자동차가 연비가 좋아서 렌터카 영업소에서 가득 넣어준 기름으로
나흘동안 1,000 킬로미터 이상을 달렸는데 반환하기 직전에서야 기름을 다시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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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중 비가 오면 안되는데.... 다행이 나흘동안 날씨는 좋았다.
이틀은 맑고 하루는 흐렸고 하루는 빗방울이 오락가락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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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건물이 전당포인데 일본의 대로변에서는 전당포가 더러 보여서 신기해서
찍었는데 달리는 자동차 안이라 조금밖에 보이질 않는다.
우리나라는 이제 전당포가 거의 없어져 버렸는데 부자나라 일본에서는 전당포가
성업중이라니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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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마모도 시에서 본 전차, 이 곳에서는 전차가 달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부 지하철로 바뀌고 전차는 없어진지가 아득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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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이라 도로는 한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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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다카모리(高森) 고개라는 곳에서 마을을 내려다 본 풍경이다.
시골길을 달리다 보면 전망이 좋은곳에서는 차를 세우고 내려다 보게끔
만들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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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골 동네길도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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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에는 아직도 푸른 채소가 자라고 있다. 이건 갓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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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나무가 빽빽한 도로를 달리며 아들은 내내 유한킴벌리 광고사진을 찍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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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는 활화산이 많아 시골길을 달리다 보면 연기가 피어 오르는 곳이
많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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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일본의 쇼와천왕이 지나가다 내려다 본 언덕이라고 이름 붙은 곳에서
들판을 바라 본 풍경이다. 잘 짜여진 바둑판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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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와천황이 바라보았던 장소라는 입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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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는 덥지만 상가에는 11월이다 보니 성급한 상인들이 크리스마스
장식을 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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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느낀건 일본 어딜가나 한글 안내가 많이 쓰여 있다는것이다.
공항에서도 음식점에서도 가게에서도 한글이 안 쓰여진 곳이 없다.
어느 온천의 가게에서 여인그림이 그려진 수건을 팔기 위해서 저렇게
써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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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은 초 봄에 피는데 여긴 또 동백이 많이 피어 있다.
이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모두가 기상이변을 겪고 있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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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에서 만난 큐슈지방의 가정 집들
이번 여행은 아들이 운전 해준 덕으로 참 많은 곳을 다녔다. 그러면서 느낀건 어딜가도 우리를 얕보던 그런 모습들은 사라지고 없다는것
이다.
호텔에 들리거나 음식점에 들리거나 공항에서나 어디서나 한국사람을 환대해
주는건 일본인들의 친절한 성격탓도 있겠지만 우리 국민들이 이나라를 많이
방문하는게 더 큰 이유이리라.
한글안내판도 많고 호텔에는 한국어를 하는 종업원도 있었고 심지어 어느 온천에는
태극기도 걸려 있었다.
그래서 가슴이 뿌듯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