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공원에 나가 해바라기도 하고 걷기도 했는데 잠이 오질 않는다.
이렇게 잠이 오지 않는 밤은 온몸이 무엇에 두드려 맞은 듯 아프다.
친구들에게 말했더니 이구동성으로 나도 그렇다고 한다.
이게 노인들의 특징일까? 그렇다고 뭐 슬프거나 우울하거나
그렇지는 않다. 책 읽기가 점점 힘들어지니 넷플릭스로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도 밤에는 지겨워서 싫다. 역시 내게는 블로그에
글 한 꼭지 올리는 게 그나마의 큰 위안이 된다.

우리 집에서 중앙공원 까지 걸어도 30분도 채 안 걸리는 거리지만
이제는 자동차로 데려다 주어야만 갈 수 있다. 도로를 건너고 육교를
건너고 하는게 힘든다.

그야말로 날씨 한 번 좋다. 늘 미세먼지로 뒤덮여 있던 우중충한
하늘이 맑고 깨끗하니 기분도 좋아진다. 지팡이를 짚고 천천히
걸어 본다. 3,000보만 넘으면 오케이다.

이번에 석 달을 꼬박 아프고 나서 운 좋게도 털고 일어나기는 했지만
체력이 더욱 저질로 변했다. 그 전에는 지팡이 없이 5,000보 가깝게
걸었는데 이제는 지팡이 짚고도 3,000보 채우기가 힘든다.

아이들은 아프고 나면 큰다고 했는데 노인들은 아프고 나면
모든 게 나빠져 있는 걸 느낀다.

공원이 지난번에 대대적인 공사를 하더니 많이 깨끗해지고
예뻐졌다. 꽃도 많이 심어져 있고 날씨도 맑으니 나무들도
더 싱그럽게 보인다.

백수에게도 주말은 느긋해서 좋다.
재활 갈 일도 없고 요즘 성당 미사는 앉았다 섰다 하는 예절이 버거워서
못 가고 있다. 그러니 이렇게 못 자도 새벽부터 자면 된다.

이번 어버이날에는 예년보다 수금(?)도 많이 했는데 돈 쓰러 갈 일을
찾아야겠다. 낮에 요양사 하고 둘이서 회덮밥 먹고 파리바게뜨에서
팥 아이스케이크 10개를 샀다. 요양사 반 주고 반은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
요양사에게 점심 사주는 것으로 시작했으니 그간 신세 진 사람들에게
밥 한 끼씩 사주고 성당에 헌금 좀 하고 그렇게 해야겠다.
이제 자리에 누우면 잠이 올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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