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은 유난히 짧은 것 같다.
앓느라 바깥엘 자주 안 나갔더니 어느새 철쭉도 지고 있고 나무들은
연두에서 초록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절기상으로는 5월 말까지가 봄이지만 4월 말인 벌써 거리에는 반팔
차림의 사람들도 보이고 패러솔까지 등장했다. 여름과 겨울만 남을 거라더니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서 유난히 더위를 타는 나는 겁이 더럭 난다.
겨울은 아직까지 내복을 입어 본 적도 없지만 여름은 견디기가 너무 힘든
체질이라 걱정부터 앞선다.

등나무 꽃도 활짝 피어있고 철쭉은 꽃잎이 지기 시작해서 드문드문하다.

어제는 척추센터와 소화기내과의 진료가 있었다.
1년에 한 번씩 목디스크 수술 후의 경과를 지켜보는 진료였는데
수술했던 의사는 의료대란 때 어디로 갔는지 없어졌고 새로운 의사가
담당이다. 엑스레이부터 먼저 찍고 의사 면담을 했다.
지난해와 크게 달라진 것도 없고 의사가 해 드릴 수 있는 것도 없으니
이제부터 정기검진은 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몹시 아프거나 약이 떨이 지면
예약해서 오라면서 3개월치 약을 처방해 주었다.
약은 진통제다. 3개월치를 주면 1년 넘게 먹는다.

다음은 소화기 내과, 이 번이 세 번째의 진료다.
소화 안되고 변비에 복통에 신물 올라오고 입이 쓰고.... 하는 내 말을 듣자마자
늙어서 그런 거라고 얼굴도 한번 안 쳐다보고 한 달 치 약을 처방해 주던
교수님 의사, 그런데 그 약이 또 잘 들어서 두 달치 먹고는 많이 좋아졌다.
이제는 거의 괜찮지만 약이 떨어져서 안 먹은 지 열흘인데 속이 더부룩하고
변비증상이 있다고 했더니 고쳐지는 병이 아니니 생활습관과 약 조절을 하고
사세요. 하면서 이 번에는 두 달치를 처방해 주었다.



목단도 시들어 버리고 몇 송이 안 남았다.



젊은 날은 병원에서 원인이 잘 안 밝혀지면 무조건 신경성이라고 하더니
이제는 모두 나이 탓을 한다.
그래도 아프니까, 불편하니까 병원을 안 갈 수가 없고 의사를 안 만날 수가
없다. 몇 가지 정기적으로 1년에 한 번씩 하던 검진을 모두 이제는 오지
말라는 뜻으로 말한다. 언제는 내가 하고 싶다고 했나 뭐.
자기들이 오라 가라 해 놓고는 이제는 내가 과잉진료를 원하는 듯이 대한다.
아무튼 저무는 4월과 함께 내 모든 불편함도 사라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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