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이다. 아이들이 한정식 집으로 초대를 했다.
사위, 딸, 아들, 네 식구가 백운호수 부근에 있는 백운 한정식집으로
갔다. 메뉴판을 놓고 뭘 먹겠느냐고 하는데 이제는 식사량도 줄어
양이 많은 건 다 먹지 못할 것 같아 28,000원 하는 점심특선으로
시켰다. 우리 식구 중에는 사위가 제일 많이 먹는 편인데 사위도
이제는 많이 못 먹겠다고 하고 딸과 아들은 365일 다이어트를 한다고
난리니 제일 싼 걸로 시키는 수밖에 없다.
식사전에 나오는 요리인데 이것만 해도 집에서 먹는 것에 몇 배는 된다.
낙지볶음과 연어회 그리고 두부를 으깨어 만든 완자다
녹두죽인데 맛있었다. 나는 이 녹두죽에 벌써 배가 불렀다.
속에 갖은양념을 한 야채를 넣었는데 이름이 뭔지는 모른다. 밀가루는 아니고
쌀가루로 구운 것 같다.
구워 먹는 고기인데 돼지고기 같기도 하고 소고기 같기도 하고...
밥 반찬이다. 그리고 흰쌀밥에 된장찌개가 있었다
밥 먹고 나니 아이들이 봉투 하나씩을 준다. 그리고 밥값은 사위가 냈고.
집으로 바로 가지말고 부근에 있는 롯데 프리미엄 아웃렛에 가보자고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살 게 없다. 이제 적당한 바지와 티셔츠, 점퍼나
스웨터만 있으면 되었지 옷을 사도 입고 갈 곳도, 신발을 사도 신고 갈 곳도
별로 없는데다 가진 것도 많으니 아이들을 살살 부추겼다.
내가 준 돈 반을 내가 쓸 테니까 반으로 너희들 뭐든 사라고.
싱글벙글 거리며 아들은 여기서 티셔츠 2장, 점퍼 한 장을 사고 딸은 가벼운
가방 하나를 샀다. 아들 왈, '평소 백화점에서는 쳐다 보지도 않고 지나는 비싼건데
여기서 파격세일을 하니 참 좋네요" 다.
아무것도 안 사겠다는 사위를 꼬드겨 운동화 가게로 가서 골르라 했더니
한 켤레를 골랐다. 그리고 딸에게도 하나 골르라 했더니 딸도 한 켤레
해서 두 켤레를 샀는데 30% 세일인데 두 켤레를 사니 거기에 더해 25%를 또
깎아 줘서 한 켤레 값으로 두 켤레를 샀다.
아이들에게서 받는 것도 기분 좋지만 주는 건 더 기분이 좋다.
전에는 아이들이 어버이날이나 생일, 명절 때 봉투를 주면 나 혼자 다 썼는데
이제 부터는 절반은 아이들 필요한 걸 사주기로 마음을 먹고 실천을 했더니
아주 기분이 좋다.
그래도 절반은 내가 가졌으니 매일이 어버이날이었으면 좋겠다. ㅎㅎ
'나의 삶, 모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모성월 기도회 참석 (52) | 2025.05.18 |
---|---|
오랜만에 가 본 백화점 (97) | 2025.05.13 |
동네 할매들과의 점심데이트 (86) | 2025.04.27 |
꽃 구경 하다 말고... (65) | 2025.04.08 |
이웃과의 데이트 (78) | 2025.03.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