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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장

엄마꽃 치매꽃 (리뷰)

by 데레사^^ 2024. 11. 9.

          치매 꽃나무에 꽃 피운  딸의 기적이라는  부제에서 보듯  이 책은  치매 엄마를

          12년간  간병하면서 겪은 딸의 마음을 진솔하게  풀어낸  에세이 같은  책이다.

          그 어려운 일을  감당하면서도  글도 쓰고 때때로  자기 위안을 위한  짧은 여행도

          하면서  엄마를 사랑으로 지켜낼 수  있었는지  책장을  덮으며  나는  저자인

          김윤숙 작가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어졌다.

          그리고 자신을  돌아 보았다.

          85세의  적지 않은  내 나이,  과연  내가  치매에  걸렸을 때  이런  사랑의  보호를

          받을 수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들고 또 치매만큼은  걸리지 말고  세상을  떠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 두 손을  모으기도 해 본다.

     

          2024, 4, 25  초판,  문암사에서  펴냈으며  가격은  16,500 원이다.

 

 

 

          

 

 

 

          

          "특별히 다른 문제가 없더라도 늙고 아프신 노모와 사는 일은  그 자체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지치는 일이다"라고  작가 스스로가  말하듯  아프지 않은 노모를

          모시는 것도 힘든데  치매를  앓는 노모를  모시는 것이  보통 일인가  말이다.

           "A가  내게  문구 하나를  보여준다.  일희일비하지 말아요.  한 발짝  떨어져서

          보면 감사함 뿐이니까요"로  자신을  위로하는 작가의  마음가짐이  12년이라는

          세월을  보내고  13년째를  맞이하도록  요양원으로  보내지 않고  집에서 모시는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엄마는 엄밀히 따지면 허리디스크로  평생 고생하시다 칠십 후반부터 몇 차례의

          대수술을  받으시고 마지막 수술 이후 관리소홀 탓에 결핵균이 뇌까지 손상시켜

          뇌수막염으로 인한 치매진단을 받으신 경우다. (127p)

 

          아름답게 보내야 하는 것은  남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용기라는 것을 깨닫는다.

          때가 되면 보내야 하고 가는 것이 마땅하다.   움켜쥔다고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내 노모를 보면서 12년을  보낸 것 같아 불효에 마음이 찢긴다. (147p)

 

          엄마의 걸음은 휠체어를 잡고 아장아장 걷는다.

          노인이 되면  아기가 되는 것이다.

          그것도 몇 걸음이라서 멈춘 후 해가 가장 잘 드는 곳에 자리 잡고  앉아 그곳에서

          해와 조우하게 해 드린다.

          작년 가을이 다 가기 전에  새싹이 돋는 것이 순리다.

          아직 이렇게  아름다운  날들을 맞을 수  있어서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어머니!

          저는 괜찮으니 우리 계속  사계절과 만나요.  (254p)

                                

          김윤숙 작가님,  당신은  천사입니다로  이 리뷰를  끝내면서  다시 한번  어머님과

          작가님의  행운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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