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이 되면 괜히 즐겁다. 출근을 하는 직장인도 아니고 백수가 된 지 20년도
더 지났는데도 토요일은 느긋해지면서 마음이 들뜬다.
오늘은 마지막으로 정형외과에서 맞는 무릎 연골주사를 맞았다.
재작년부터 맞기 시작했는데 한 번에 1주일 간격으로 세 번을 맞는데
오늘이 이번 회차의 마지막이다.
6개월 간격으로 맞는데 의사는 꼭 6개월이 아니고 6개월 지나서 언제든지
아프면 오라고 했는데 이번에는 10개월 만이다.
이 주사는 쉽게 말해 고치는 주사가 아니고 연골을 보충하는 주사라 소모품
같은 것이라고 했다.
오늘은 병원을 데려 다 주는 딸과 또 요양사를 위해 내가 점심을 사기로 했다.
우리 동네에 있는 셀리느라는 음식점의 샐러드다.
샐러드를 이렇게 싸서 먹으니까 또 다른 맛이다.
화덕에서 구워 나 온 피자, 바싹하니 맛있다.
사진에는 잘 안 보이지만 해물이 잔뜩 들어간 스파게티
서비스로 준 빵과 음료, 딸은 커피, 요양사와 나는 오렌지 주스.
셋이서 배 터지게 먹었는데도 51,700원이니 가성비가 좋은 음식점이다.
또 와야겠다.
포식을 해서 집에 그냥 들어갈 수가 없어 반월호수로 갔다.
집에서 30분 정도, 군포시에 있다.
호수 둘레길이는 잘 모르겠는데 한 바퀴 도는데 한 40분 정도 걸린다.
나는 무릎 주사 맞은 날이라 공원에서 쉬고 딸과 요양사만 호수 둘레길을 걸으러 갔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쉴 곳이 많다. 심심해서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어
공원을 왔다 갔다 하면서 사진을 찍었다.
가운데 보이는 의자에서 물멍을 좀 하려 했더니 너무 덥다.
9월 하순이지만 한낮은 여름 같다.
날씨가 맑아 호수에 산의 반영이 아름답게 비친다.
내가 찍어 놓고 작품 같다면서 흐뭇해한다.
또 이렇게 하루가 지나 간다.
오늘도 무사함에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