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이 세 번째다. 같은 자리에 세 번이니 당연히 3관왕이다.
처음 한 15년 전쯤에 크게 앓았는데 그때는 대상포진이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치료법도 요즘같이 좋지 못한 데다 또 워낙 심하게 포진이
오른쪽 가슴 앞과 뒤로 빼곡히 나서 대학병원을 다녔는데도 후 신경통에
걸려 버렸다.
낮에는 괜찮다가 밤이 되면 그 자리가 칼로 베는 듯 송곳으로 찌르는 듯
아파서 그럴 때마다 병원에서 처방해 준 진통제를 먹으며 진정시켜 왔다.
두 번째는 목디스크로 병원에 입원했을 때였으니 2년 반 전이다.
입원 중에 걸렸고 그간 치료법이 많이 개발되어서 인지 별 고생 없이
나았다.
이번이 세 번 째다. 처음에는 평소 후 신경통을 앓고 있는 쪽이라 그러려니
했는데 날이 가면서 통증이 심해지더니 일주일이 지난 후 포진이
나오길래 대상포진인 줄 직감했다.
마침 연휴 시작하는 날이지만 문을 여는 병원이 있어서 가서 약을 받아와서
오늘까지 먹고 있다.
추석인데 대강 장을 봐와서 딸이 와서 음식을 만들었다.
차려놓고 보니 참 빈약하지만 조상님들도 이해해 주시리라.
이번 추석달은 슈퍼문이라고 하길래 바깥에는 못 나가고 베란다에서
하늘을 쳐다봤더니 달이 크기는 크네.
휴대폰이라 이 정도밖에 못 찍었지만 달이 정말 밝고 크다.
베란다에서 창문을 열고 보는 달이지만 두 손을 모은다.
가족들의 건강을 기원했다.
살아오면서 오늘같이 밝고 큰 보름달은 처음 보는 것 같다.
대상포진도 3관왕이 되다 보니 요령이 생겼을까?
포진이 나오기 전보다는 확실히 덜 아프다. 물론 약을 먹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올림픽 3 관왕이나 되었으면 가문의 영광일 텐데 대상포진 3관왕이라니. ㅎㅎ
미리부터 백신을 맞으려고 했었다. 지난해 까지는 사백신이 안 나와서 사백신을
기다렸는데 이 사백신의 가격은 50만 원에서 60만 원으로 2회에게 걸쳐서 맞아야
되어 돈 생각만 하고 망설이다가 이렇게 앓게 되어 버렸다.
생백신은 한 번으로 끝나고 15만원 내외지만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대상포진
걸린만큼 고생할 수도 있다고 의사도 권하지 않았다. 그래서 사백신이 곧
나온다고 해서 기다렸는데 백신값이 이렇게 비싸니 쉽게 맞아지지가 않더라.
앓고 나서 1년이 지나야 백신을 맞을 수 있는데 가격이 좀 떨어졌으면 좋으련만
너무 비싸니...
걱정해 주시고 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