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잘 걷는 편이다.
재활병원 안 가는 날은 동네길을 5,6 천보씩 걷고 놀이터의 운동기구에서
기구운동도 한다. 허리는 여전히 아프지만 걸음걸이는 많이 좋아졌다.
친구들에게 전화 걸어보면 안 아프다는 사람이 없다.
대부분 밖에 나오기가 힘들다고 집에서 TV를 보며 지낸다고 한다.
이제 친구들과 밥 한 그릇 먹기도 힘들어지는 세월, 장수가 축복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는 요즘이다.
오늘 올리는 사진들은 지난번 서울대공원으로 작약 보러 갔을 때 찍은 사진이다.
작약보러 갈 때 이 길을 걸어서 갔다.
꼬마 열차를 탈까 리프트를 탈까 망설이다 그냥 걷기로 한 길, 녹음이
무성했지만 땀 깨나 흘리며 걸었던 길이다.
대공원에는 길 가에도 꽃이 많았다. 이름을 아는 꽃 보다 모르는 꽃이 더 많았지만
검색 해 보는 것도 귀찮아 그냥 패스했다.
살아 오면서 꽤 똑똑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그런데 꽃 이름은 왜 이렇게 못 외우는지 모르겠다. 열심히 외워서 아는 척
했다가도 다음 해 다시 피면 또 모른다.
어릴 적부터 같이 했던 순수한 우리의 토종꽃인 개나리 진달래 백일홍 나팔꽃
동백꽃 모란 작약 접시꽃 해바라기.... 이런 꽃들만 기억한다.
꽃을 보는 건 좋아하면서도 가꾸기는 게을러다.
몇 개 가지고 있던 화분도 꽃 좋아하는 이웃에게 줘 버리고 지금
우리 집 베란다는 텅텅 비어 있다.
서울대공원이 우리 집에서 지하철로는 네 정거장, 자동차를 가지고 가면
20분도 채 안 걸리는 거리라 자주 가는 편이지만 주로 현대미술관 쪽으로
많이 가서 전시회 보고 걷고 오기를 좋아한다.
장미철이나 작약철에 꽃 보러 가기도 하지만 맑은 공기 마시며 걷고 오는 일이
더 많다.
오늘은 재활병원을 다녀 온 날인데도 심심하다.
요양사도 퇴근했고 아들은 일 나갔고 나는 어디든 나가고 싶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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