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천변 충훈부에 벚꽃이 활짝 피었다.
축제 때 피었으면 더 좋았을 것을 축제 때는 가만히 있다가 축제가
끝나기 무섭게 만개를 하다니 자연의 일이란 참 알 수가 없다.
집에서 멀지도 않고 오전에 경찰병원으로 진료 보러 다녀왔는데도
불구하고 오후에 기어이 벚꽃 보러 갔다.
하천부지에도 둑방 위에도 자동차가 만원이다.
개나리와 벚꽃의 환상적인 콜라보를 보여 주는 곳이 이 충훈부다.
충훈 1교에서 2교까지 몇 미터인가는 모르지만 꽤 긴 거리에 벚나무가
심어져 있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밀려가고 밀려오는데 사진 찍느라 좀 애를 먹었다.
사람 없기를 기다려서 겨우 한 컷.
요양사에게는 끝까지 다녀오라 하고 나는 멀리는 못 가고 주차장 가까운
곳에서 사람들을 피해 살짝살짝 사진을 찍었다.
지나가는 여인이 할머니 사진 찍어 드릴까요? 해서 나는 내 사진은 안 찍어요.
했더니 웃으며 지나간다. 혼자서 휴대폰으로 꽃만 찍고 있으니까 측은지심인지
사진을 찍어 주고 싶었나 보다.
충훈부라는 동네 이름이 고전적인 것 같아서 검색을 해 봤더니
조선시대 국가에 공헌한 사람들과 그 가족을 돌보던 관청이라고 한다.
오늘날 국가보훈부 같은 곳이 여기 있었나 보다.
안양에서는 여기가 벚꽃 제1 명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집 앞 벚꽃길도 나쁘지는 않지만 여기에 비할바는 아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두 가지 일을 했다.
병원 다녀오고, 벚꽃 구경하고.
병원은 검사결과도 보고 혈압약도 탔는데 혈액검사에서 당화혈색소가 여전히
6,1이고 다른 건 정상, 심전도도 이상 없는데 가슴 엑스레이에서 옆의 심장이
부은 듯 보인다고 심장초음파를 하라고 해서 예약하고 왔다.
의사가 숨이 차느냐고 물었는데 숨은 전혀 안 차다고 했더니 급한 것은 아니니까
다음 약 타러 오기 직전에 혈액검사와 심장초음파를 하라고 했다.
무슨 검사든 이제는 후렴 안 달리는 게 없네.
그렇다고 기죽을 일도 아니고 멋지게 벚꽃 구경도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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