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재활병원 안 가는 날이라 느지막이
일어났다.
9시에 요양보호사가
와서 운동 나가자는 걸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나가지 않았다.
그리고는 넷플릭스에서 미국 드라마 에밀리 파리에
가다를 3회 차까지 봤다. 이러면 안 되는데...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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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보호사가 심심하다며 파전을
부쳤다. 둘이서 파전
한 장씩 점심으로 먹고
요양사는 퇴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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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세 시 반, 아들이
왔길래 오전에 안 걸었다고 했더니 같이
나가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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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가 깨끗한 초록이다.
아파트 단지에는 꽃은
많이 심었지만 종류가
다양하지 않아 지금은
그늘진 곳에 철쭉만
조금 남아 있고 한꺼번에 피었던 봄꽃들이 자취도 없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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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함께 나가니
용기를 내서 지팡이를
안 가지고 나왔다.
지팡이를 짚으면 손이
너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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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지팡이 없이 한번
나가보자.
약간 비틀거리지만 괜찮다. 아들 얘기로는 지금 걷고 있는 할머니들 중에서는 자세가 제일 바르다고 한다.
재활병원의 내 담당
치료사선생님의 잔소리 덕분이다. 치료사선생님은 내게 계속
허리 펴라 무릎 펴라
배 집어넣어라를 노래처럼 하니 그 덕으로 바른 자세가 되어 가니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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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두화가 피기 시작하는데 아직은
노르스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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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쭉도 남아있네
집으로 돌아와 휴대폰을 보니 4,166보다.
이만하면 출세한 건가?
지팡이 없이 이만큼
걸었으니 만족, 대만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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