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놀고 하루 쉬는 백수생활에도 주말은 기다려진다.
주말의 첫날, 토요일 아침이면 괜히 기분이 좋다.
편안하고 느긋하고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거든.
하트 무늬의 커피와 장미를
들고 보고 싶은 사람이라도
찾아올 것 같은데 그건 마음으로 그려보는 풍경화일 뿐, 현실의 나는
겨울 패딩들을 세탁기에 넣고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를 듣고
있다. ㅎㅎ
좀 있으면 요양보호사가
올 거고, 그러면 나는 걷기
운동을 나가야 한다.
재활병원 안 가는 날이니까
세상없어도 2킬로는 걸어야
한다. 그리고 공원에 있는
운동기구들에도 올라 가 보고
계단 오르내리기도 해야 한다.
이 모든 게 기분 좋은 주말이다.
고맙소 고맙소 늘 사랑하오.
누구에게?
나에게 해보는 고맙소를
나직이 불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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