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는 학의천을 한번도 못 걸었다.
학의천은 청계천이나 양재천만큼 화려하게 정리되어 있지는 않지만
흙길을 걸을 수 있어서 좋다.
천변 양쪽의 길중 한쪽은 포장이되어 있어서 자전거가 많이 다니고
포장 안된 한쪽으로는 걷는 사람들이 많다.
의왕시 백운호수에서 발원하여, 의왕시와 안양시를 지나 서울에서
안양천과 합류하여 흐르다가 여의도에서 한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학의천, 봄에는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피고 가을에는 갈대와 억새가
나부끼고, 천변위로는 공원도 있어서 참 좋다.
날씨가 좋아서 아파트가 물에 반영되고 있다. 하천의 폭이 넓지는
않지만 물고기도 보이고 새들도 많이 날아 다닌다. 무엇보다 덜 개발되어
자연친화적이다.
아파트에 살면서 흙길을 걸을수 있는 곳을 만난다는것도 행운에 속하지
않을까?
아, 으악새 슬피우니 가을인가요
지나친 그 세월이 나를 울립니다.
으악새라고도 불리우는 억새, 고인이되신 김희갑씨가 즐겨 부르던 노래가
생각난다.
돌다리를 아주 조심스럽게 건너고 있네, 꼭 내 모습 같다.
까치떼를 찍었는데......
이 학의천가에는 억새와 갈대가 섞여 있다.
아직은 가을냄새도 제대로 안 나는데 날씨는 겨울날씨처럼 춥다.
올 해는 과연 단풍을 볼수 있기나 할까?
단풍도 들기전에 추위로 나뭇잎들이 다 떨어져 버릴까봐 걱정스럽다.
여뀌꽃도 지천으로 피어있다.
이름도 몰라요 성도 몰라
사진으로는 안 보이지만 이 풀은 가시가 돋아 있어 어릴때 옆에서
놀다가 옷에 가시가 덕지덕지 붙어서 떼어내던 풀인데 이름은 역시 모른다.
약간 변형된 크로바꽃
내가 수영을 다닐때는 이 학의천 위의 다리를 건너 다녔다.
수영장 갈때 보고, 집으로 올때 보던 학의천, 때때로 수영이 하기 싫은
날은 이 길을 걷기도 했었는데 코로나로 수영장도 문을 닫아서....
이제는 문을 열었다고는 하는데 그냥 가기가 싫어서 안 간다.
내일은 또 어디를 걸을까 생각중이다.
동네길은 재미가 없고 아들이 운전해주지 않으면 멀리는 못 가니
좀 답답하다. 허리 수술후 부터 되도록 운전을 안 한다. 슈퍼나 성당 정도는
운전을 하는데 한 시간 이상 운전을 하면 이제는 허리도 아프고 힘들다.
나이를 먹어간다는게 이렇게 나를 퇴화시킨다.
그래도 아직은 지팡이없이도 걸을 수 있음에 감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