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대궐 차리인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길을 걷다 보면 여기도 꽃, 저기도 꽃이다.
목련이 지는 곳도 있고 벚꽃이 피어나는 곳도 있다.
피고 지고 피고 지고하는 꽃들을 보며 걸을 수 있다는것에 행복을 느낀다.
지난 금요일, 오랜만에 성당엘 갔다.
부활절을 앞두고 판공성사를 보러 간거다.
방역이 철저한 성당, 들어가면서 바코드를 찍고 손소독을 하고 판공성사를 보는
3층으로 올라가서 봉사자들의 안내에 따라 거리두기를 하고 앉았다.
신부님과 나 사이에는 두터운 천으로 가림막이 처져 있다.
귀도 잘 안 들리는데다 가림막뒤의 신부님의 마스크 쓴 말을 알아듣느라 애를 먹었다.
그렇지만 작년에는 부활절도 성탄절도 성당이 문 닫아서 성사를 못봤는데 올 해는
볼 수 있어서 다행이다.
밀린 교무금 다 내고 부활절 판공성사 보고나니 큰 숙제를 한 기분이다.
성사를 마치고 교우 소피아와 함께 평촌을 한 바퀴 돌기로 했다.
성당에서 시작해서 자유공원을 지나 학원가를 거쳐 중앙공원에 가서 공원 한바퀴
돌고 집으로 가기로.
즐거운 걷기, 목련이 피어있고 개나리가 피어 있고 수양벚꽃이 피어있는 길을
천천히 걷는다.
수양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아, 예뻐라.
이렇게 꽃 핀 길을 돌아 돌아 집에 오니 만보가 넘었다.
둘이라서 좋았고 꽃이 피어 있어서 좋았고 날씨조차 따뜻하니 더욱 좋았다.
우리집앞 평촌벚꽃길도 내일쯤이면 벚꽃이 만개할것 같다.
팝콘을 튀기듯 탁탁 터져 나오는 벚꽃송이들, 베란다에서 내려다 보니 80% 쯤
핀것 같다.
코로나만 아니면 친구들을 불러서 함께 꽃길을 걷고 밥이라도 대접할텐데 확진자가
500명을 넘어가는 이 마당에서는 그저 가만히 있을수밖에 없다.
꽃동네 새동네 나의 옛 고향
파란들 남쪽에서 바람이 불면
냇가에 수양버들 춤추는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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