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농장이라고 이름 붙이기가 민망할 정도의 작은 텃밭이다.
어림짐작으로 한평남짓, 친구는 돈을 내고 그 손바닥만한 땅을 빌려
상추를 심었는데 꽤 많이 자랐다고 좀 뜯어가라고 집에 있는 나를
데릴러 왔다.
좋고말고, 심심하던 차에 모자에 썬글라스에 마스크까지 완전무장차림으로
나섰는데 때맞춰서 비가 내린다. 이 무슨 심술인지?
감자꽃이 이렇게 예쁜줄 몰랐다.
고향에 살때 우리집에도 농사를 지었고 감자도 심었는데
그때는 감자꽃이 피었는지 안 피었는지 기억도 없다.
그런데 오늘 친구네 텃밭에서 보는 감자꽃은 넘 예쁘다.
친구는 상추와 몇 종류, 쑥갓, 치커리 조금만 심었고 감자는
이웃 밭에 심어진 것이다.
식구가 없으니 많이도 필요없고 상추 몇웅큼 뜯어서 돌아나오니
비가 그쳤다.
그냥 집에 오기 아쉬워 소공원 같은 곳엘 들려서 좀 걸었다.
산딸나무꽃이 거리를 환하게 하며 피어있다.
딱 한 그루 있는데도 꽃이 많이 피어서 주위가 환할 정도다.
우리 아파트에는 없는 나무라 고개가 아플 정도로 보고 또 보고….
이 꽃도 우리 아파트에는 없다. 이름은 모르겠고. (이웃님이 끈끈이대나물이라고 가르쳐줌)
이건 무슨 꽃일까? 샛노란색이 예쁘니까 노란꽃으로 해둘까?(역시 이웃님께서 낮달맞이꽃이라고
가르쳐 주심)
하루에 한번이라도 대문밖을 나갔다 들어와야 살 맛이 난다.
물론 멀리 가는건 아니지만 아파트 단지라도 걷다가 들어와야
소화도 되고 밥맛도 나고 덜 지루하다. 며칠새 수도권에 비상이
걸려서 하루종일 재난문자가 온다. 고맙기도 하고 귀찮기도 한
재난문자다.
LA에 있는 두 손주들도 집밖으로 나오지 말라는 재난문자를 계속
받는다고 한다. 어느나라나 코로나19에 조용한 나라는 없다.
오늘은 친구네 텃밭 다녀온걸로 하루를 지루하지 않게 보냈는데 내일은
어떤일이 날 즐겁게 해줄려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