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때문에 별별 웃픈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마스크를 쓸만큼 구입하면서 인터넷을 얼마나 뒤지고 홈쇼핑을
얼마나 뒤졌는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보통사람들은 집에 마스크가 거의 없다. 기껏해야 천으로 된 방한용
마스크 몇개가 있을뿐, 요즘 떠드는 보건용마스크라는건 솔직히 이름조차
들어 본적이 없으니 당연히 보관하고 있는것이 없다.
우리집도 마찬가지, 천으로된 방한용이 안쓴것 하나, 쓰던것 둘, 그리고
다행이도 의료인들이 쓰는 1회용이 조금 있었을뿐이다.
처음 코로나19가 우한에서 폐렴이라는 이름으로 발생하기 시작했을때
마스크를 샀으면 좀 편했을텐데 약국에서 돈 아낀다고 몇장만 샀던게
큰 실수였다.
하루, 이틀 지나고 안되겠다싶어 다시 약국에 들렸드니 돌아오는 대답은
“우리도 못사요” 였다.
그때부터 딸과 함께 마스크를 파는 쇼핑몰마다 이름을 올리고 링크를
걸어두었다. 게릴라식으로 팔때 연락을 받을려고.
다행이 몇군데 연락이 와서 값이 올랐거나 말거나 따지지도 묻지도 않고 샀다.
이 베트남제 1회용 (모든 마스크가 다 1회용이지만) 50장에 12,500원에 샀다.
다행이 두개를 살 수 있어서 이웃에서 마스크를 못사서 애태우는
재환맘에게 하나를 줬다.
재환맘, 친구가 보건용94 를 열개를 줘서 신나서 두었는데 하룻밤 자고나니
일곱개가 없어졌드란다. 그래서 따져보니 재환이가 바깥에 담배 피우러
나가면서 나갈때 마다 한장씩 써버렸드라나.
담배피우러 멀리가는것도 아니고 집밖 공터같은데로 갈뿐인데 그걸
나갈때 마다 새것으로 사용해서 하룻만에 일곱장을 써버렸다고 재환맘
노발대발, 웃다가 울다가…….
집으로 와서 얼른 나도 아끼지만 몇장을 주고 인터넷에서 저 베트남제를
구입할 수 있어서 사주었드니 고맙다고 오이소박이를 맛잇게 담궈서
준다. 까짓 마스크가 뭔데 하겠지만 요즘같은 세월에는 마스크 안 쓰고
바깥에 나가면 금방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묻어 올것만 같은 불안감에
마음이 편칠않다.
우리집은 아들의 직업이 일본인들 상대로 통역안내를 하기에
더욱 마스크가 필요하다. 오늘도 김포공항으로 마중을 나간다면서
보건용 94 와 손 소독제를 챙긴다. 그러면서 아들은 혼잣말로
“일본사람 만나기도 꺼림직하고 그렇다고 손 놓고 놀면 누가
밥먹여 주지도 않을거고” 중얼중얼 거리면서 나갔다.
정부에서는 이제 마스크 사재기 단속도 하고 마스크 공장으로 부터
생산량과 파는곳도 신고를 받는 모양이지만 여전히 시중에서는
값은 고사하고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차라리 지자치에서 사서 주민센터를 통해 원하는 주민에게 팔았으면 좋겠다.
오늘도 해외여행 경력도 확진자와의 접촉도 없었다는 82세 남성이 확진판결을
받고 29번째 환자가 되었다는 뉴스다.
참 어수선한 세월이다. 질병본부에서도 애쓰고 국민들도 대부분은 수칙을
잘 지키고 있긴 하지만 언제 일본같은 경우가 되어버릴지 안심은 금물이다.
어렵게 어렵게 구한 마스크지만 자기힘으로는 절대로 마스크를 못사는
나보다 좀 더 나이 많으신 이웃에게 몇장씩 나눠줄 생각이다.
'낙서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0) | 2020.02.20 |
---|---|
눈이 내렸다 (0) | 2020.02.17 |
개 보름 쇠듯 (0) | 2020.02.09 |
텅 빈 거리를 보며 (0) | 2020.02.05 |
해프닝 (0) | 2020.0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