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157에 몸무게 55킬로에서 70세 까지 살아왔다.
배도 나오지 않았고 건강검진을 하면 근육량은 언제나 평균보다
높다고 했다. 혈압은 높았지만 작은 단위의 약으로 잘 조절되어 왔다.
그런데 어느날 부터인가 이게 무너지기 시작했다.
1킬로 1킬로씩 올라가드니 60킬로가 훌쩍 넘으면서 배도 나오기 시작하고
체지방도 높아지고, 무엇보다 혈압이 조절이 잘 안되기 시작한다.
의사는 몸무게 5킬로만 빼면 만사형통이라고 하는데 그게 어디 쉬운가 말이다.
팔십대에 접어들기 시작한 친구들은 가만히 있어도 살이 빠진다고, 근육은
없어지고 뼈가 가늘어진다고 걱정인데 나는 정 반대니 친구들은 복이라고들
하지만 아니다, 이건 절대로 아니다.
운동은 누구보다 많이 하고 열심히 하는 편인데 문제는 식탐이다.
저녁을 일찍먹고, 저녁 먹은후는 물 마시는것 조차 조심하던 내가
야식, 그것도 달콤한 초콜렛이나 사탕같은걸 먹기 시작했다.
10년전 심한 대상포진을 앓았다. 그런데 깨끗이 낫지않고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얻어 버렸다. 일찍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는데 운수가 나쁜건지
신경절 침범을 당해 버렸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처음에는 옷깃만
스쳐도, 바람만 불어도 아파서 미칠지경이었다. 제일 싫은 사람이 반갑다고
등 두드리는 사람, 끌어 안는 사람일 정도로 그 부위가 어디에 닿으면 미칠정도로
아팠다.
지금은 낮에는 멀쩡하고 잠자리에 누으면 아프다. 도저히 그냥 베기기 어려울때는
진통제를 먹는다. 그런데 참 묘한것은 진통제 대신 초콜렛같은걸 먹어도 통증이
멎는다. 그래서 밤마다 약이냐 초콜렛이냐로 고민하다 약보다는 초콜렛이
나을거다 하고 먹은것이 이렇게 의사가 염려할 정도로 살이 쪄 버렸다.
그리고 어디 몰두해도 진통이 멎는다. 아파트 마당에 꽃이 많을때는
꽃구경도 하고 거닐다 보면 진정이 되기도 했는데 지금은 네델란드
백합과 익어가는 살구밖에 볼것이 없다.
64킬로, 운동을 열심히 해서인지 사람들은 보기싫지는 않다고 한다.
그런데 그게 문제가 아니다.
혈압약을 올렸는데도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는게 살쪘기
때문이라고 의사가 말한다.
혈압약을 4월에 받아왔는데 7월에 의사 만나러 간다.
피검사와 심전도등 기본적인 검사를 의사만나기 1주일전쯤 가서
하고 의사면담시 결과도 보고 처방도 받는다.
그때까지 60킬로를 만들어서 갈려고 노력중이다.
식사량도 줄였지만 외식을 삼가하고 초콜렛도 끊고 싱겁게 먹고있다.
지난 금요일 헬스장 체중계로 61,5 였다.
그리고 처음으로 혈압이 127에 84로 측정되었다.
거의 두 달 만이다.
식사조절을 하고 있으니 밥 사겠다는 사람은 또 왜이리 많은지….
결심이 무너질려고 할때 마다 마음을 다 잡는다.
매일 두번씩 일정한 시간에 혈압을 재서 적고 있다.
병원가는날 의사에게 보여줄려고.
7월에 의사면담시 60킬로, 그리고 금년말까지 57킬로로
줄이는게 내 목표다. 주문처럼 나는 할수 있다를 입에 달아본다.
딸과 아들에게 엄마가 좋아한다고 간식거리 사오는것 일체 하지말라고
선포했드니 방울토마토와 불루베리를 사다 놓고 가면서 딸이 하는 말
“이것은 살도 안찌고 혈압도 낮춰준데요.” 다.
그리고 자색양파즙도 짜다 주었다.
젊을때의 나는 계획을 세우면 반드시 실천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게
잘 안된다.
그러나 살기 위하여, 아니 가족들 애 안먹이는 삶을 살기 위하여
이번만큼은 꼭 이루어 내고야 말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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