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으로 귀농한 후배의 99세 어머님이 돌아 가셨다.
설 직전에 돌아가셔서 모두 바쁘실것 같아서 연락을 못 드렸다고
하는데 우연히 그 소식을 듣게되어 함께 근무했던 몇몇이서
오늘 다녀왔다.
이미 장례도 다 끝났지만 그래도 얼굴이나마 보고 위로를 해주고
오자는데 뜻이 모아져서 내려갔는데, 시골생활이 주는 고요와
평안에 오히려 우리가 위로받고 왔다.
후배네 집이다. 남이 살던 집을 사서 약간 고쳤다고 한다.
집은 커 보이는데 안에 들어가니 방 두개에 거실, 부엌, 화장실로
단순했다.
작년에 고추농사를 지은 흔적이 보인다.
자기들 식구 먹을만큼 지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여기 저기 심어진 나무들을 가르키며 이건 불루벨리, 이건
사과나무, 이건 무슨 나무…. 하는데 아직은 어려서 언제 열매을
따 먹을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고 하면서 웃었다.
대나무숲이 보이길래 죽순이 나느냐고 하니 이 대나무는
조릿대라서 죽순이 없다고…
집 앞은 이렇게 들판이다.
텃밭이라고 하기에는 꽤 넓었다.
농사를 지어 본 적이 없는 부부가 열정으로 짓는다.
ㅎㅎ 뭐냐고 물었드니 잉어를 키울 연못이란다. 세상에나 ~~
닭도 키우는데 하루에 달걀 4알씩을 얻는다고 한다.
시레기도 걸려있고 마늘도 걸려있고 종자로 쓸 옥수수도 ….
남자 손님들이 찾아오면 이곳 에서 담소도 하고 접대도 한다나….
난로에서는 고구마도 구워지고 차도 끓이고 공짜 월천카페라….
ㅎㅎ
후배는 퇴직후 서울에서 학교 안전지킴이로 일하다 그것도 나이가 차서
그만두게 되자 문경으로 낙향했다.
고향도 아닌곳, 아무 연고도 없는 곳이었지만 몸을 낮추고 길흉사를
찾아 다니고, 마을회관에 가서 어울리고 하니까 정착하는데 문제는
없드라고 경험을 얘기한다.
어머님 조문을 갔는데 우리는 어머님 얘기보다는 시골살이 얘기만 하다가 돌아왔다.
많이 주고 받다 돌아왔다.
부디 건강히 행복 하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