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녘에서는 매화가 피었다는 소식이 들려 온다.
그러나 우리 동네에서는 아직 꽃은 커녕 춥기만 하다.
봄마중을 가기에는 바람불고 쌀쌀한 날씨였지만 온실에라도 가서
꽃구경을 해야지하는 마음으로 가까운 과천의 서울대공원을 찾아 갔다.
양란도 피었을거고 동백도 피었을거고 매화도 피었을거라는 생각에..
아, 그런데 난초원쪽으로는 무슨 공사를 한다고 출입금지다.
아뿔사, 열대의 식물들이나 볼려고 온건 아닌데, 나의 목표는 꽃인데…
온실안은 더웠다.
윗옷을 벗어들고, 선인장 속을 거닐다 보니 그래도 몇군데 꽃들이
피어서 반가운 마음으로 찰깍 하면서 갈 수 있는 곳만 돌았다.
꽃이름을 잘 모르니 그냥 빨간꽃, 노란꽃 하면서 다니다가 혼자서
낄낄거리기도 하고.
선인장도 예쁜게 많은데 내가 보고 싶은건 꽃뿐이다. ㅋㅋ
해마다 이때쯤 여기 식물원엘 오면 동백이랑 매화랑 피어있었는데
아쉽다.
내가 이름을 아는 꽃 군자란, 우리집것 보다 많이 탐스럽다.
이 꽃도 이름을 안다. 극락조화.
결혼을 하는 신랑신부가 온실 안에서 웨딩찰영을 하는 모습도
보이고 할머니 몇사람이 통로에다 돗자리를 펴고 파티(?) 를
하는 모습도 보인다.
아쉬운 마음으로 출입금지 팻말이 붙어 있는 난초원쪽을 계속
바라 보다가 바깥으로 나왔다.
바람은 불지만 따스한 공기가 섞여 있는것 같다.
온실밖 공원길에는 아직 풀도 올라오지 않고 있지만 곧
여기 이 길에도 봄꽃들이 피어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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